나는 어렸을 적부터 하늘을 보고 있는 것을 좋아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부터 비가 내리는 하늘까지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계 없이 드넓은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세월이 지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어렸을 적만큼 하늘을 바라볼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사방이 꽉 막힌 빌딩의 사무실 안에서 모니터로 보이는 숫자와 글자들만을 바라보고 있는 날이 허다했다.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 한정이었지만, 그때마저도 온전히 하늘만 바라보고 있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끔,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게 되면 어린 시절,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하늘.
그 넓고도 광활한 세계에는 한계가 없다.
꿈과 이상을 가지고 있지만 벽에 부딪히고 돌부리 같은 실패에 다치는 현실과 다르게 그곳에는 넘어질 장애물도 가로막는 벽도 없다.
그런 하늘을 가르며 날아가는 비행기는 나에게는 자유로움을 갈구하게 하고, 설렘을 준다.
어딘가로 떠나는 그 비행기 안에 앉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여행 갈 때 설레는 기분으로 비행기 좌석에 앉아있던 과거의 내 기분과 다시금 시공간을 뛰어넘어 동기화된다.
도심에선 잘 보이진 않지만 강원도와 같이 주변이 어두운 곳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감탄사가 나올 만큼 화려하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 역시 은하수라는 말은 책에서 보던 이야기와 사진들로 본 것이 전부였지만,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하던 시절 우연히 야간 근무를 나가다 올려다본 하늘에서 은하수와 그동안 책에서 읽었던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하늘은 변하지 않는다. 그저 나의 시선이 바뀌어 보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은 가끔 바라보게 되는 하늘이지만 하늘은 여전히 나에게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무한한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