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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4. 2016

세남자 스파클링에 빠지다.

형 A 샴페인으로 갈아 타다.

형 A 가 드디어 샤또를 벗어났다. 스파클링와인을 시작한 것이다. 6개월 정도 마셨으니 이제 다른 와인으로 옮긴다고 했다. 그 다음 와인은 샴페인이였다. 


"너희들이 온다고 와인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지.  그런데 아직 적당하게 시원해지지 않은 것 같아.." 

형 A 는 와인병을 잡아보더니 말했다. 

"와인셀러가 하나라서, 레드와인에 맞추어 와인을 보관하다보니 항상 조금더 온도를 낮추기 위해 이런일을 해야해. "

형은 소소하게? 궁시렁 거렸다. 나는 말했다. 

"그냥 마시면 안되? 고? 하지?"

"안되!" 형은 단오하게 말했다. 

"와인을 마시는 적당한 온도가 괜히 있는게 아니야. 특히 샴페인은 청량감이 생명이라구!! 온도를 지키지 않으면 마시지 아니한 바 못하다"

나는 형이 좀 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시다 보니까 온도에 따른 차이가 와인의 맛을 엄청나게? 변하게 한다는 사실을 훗날 알게 된다. 

"안되겠다. 칠링을 좀해야 겠어"

"칠링? 그건 또 뭐여."

"와인을 적당한 온도로 내리는 거지."

하면서 형A는 찬장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 들었다. 뭐랄까 화채 해 먹는 보온병같이 생긴게 나왔다. 그리고는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내 담았다.

얼음은 매우 투명한 색을 띄며 쏟아져 나왔다. 형은 조심스레 와인병을 그 속에 담았다. 

"되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되"

"이게 칠링이야?"

"응 빠른 속도로 온도를 낮추어 주지. 하지만 너무 낮추면 또 맛이 없어져."

하면서 기다렸다. 형은 잠시뒤 와인을 만져 보더니 말했다. 

"되었다" 

"된겨? 어디 나도 만져보자."

와인병이 정말 차갑게 되었다. 뭐랄까 초겨울의 그런 차가움이랄까? 이거 마시면 정말 시원하겠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차가움이 였다. "

형은 웃으면서 와인병을 꺼내 들었다. 샴페인은 다른 와인들과 달리 뭔가 복잡하게 와이어로 꼬여 있었다. 아무래도 탄산이 들어 있으니 폭팔? 하지 말라고 꽁꽁 동여 매 있었다. 


"긴장하지마~!! 딴다?"

형은 와인을 딸 때마다 의식적으로 말 해 주었다. 사실 따는 사람도 긴장하긴 마련이다. 샴페인은 그런 술이였다. 

'뽕~~'

경쾌하고 상쾌한 소리가 귓구멍을 때렸다. 학습효과일까? 샴페인을 딸 때면 침이 돌기 시작한다. 우리는 달달한 와인을 별로 좋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게 달지 않은 등급의 와인을 마셨고 그 와인들은 신맛이강해 식전주로 마시는 술들이였기 때문이였다. 

이런 와인들의 특징은 바로 입맛을 돋구는데 있다. 뭐랄까.. 마치 소가 여물을 씹으면서 침을 마구 흘리는 것처럼 우리들의 침샘을 자극시켜 침을 흘리게 만들었다. 우리 세명은 다 똑같은 느낌이였을 것이다. 아니 나만그랬나? 

형은 와인을 따고 우리에게 따라주면서 말했다. 

"자, 와인잔을 봐봐"

"응 기포가 미친듯이 올라오네"

"이 기포를 보고 있자면 기분이 좋아져. 괜히 청량감이 느껴지지 않냐?"

"그렇지 왠지 깨끗하고 뭐랄까 나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매력."

"무엇보다도 와인은 오감으로 즐기는 거잖아! 청각이 필요할때야."

하면서 형A 는 와인잔에 귀를 기울이며 와인이 내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토토톡 톡톡 토토톡 톡' 

와인 방울이 상쾌한 소리가 나의 귓가에 울렸다. 이게 묘하게 중독적이라 끊을 수가 없었다. 소라 고동을 귓가에 대고 바다를 느끼는 것처럼, 우리는 세남자's 는 와인잔을 귀에 대고 와인이 건내는 말을 곰곰히 듣고 있었다. 마치

'오늘 나 상태 좋아. 아니 오랜기간 너를 위해 여름내 뜨거운 햇살을 견디고 배를 타고 너에게로 왔어. 오늘이 바로 그런 너를 만나는 날이야.' 하며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침을 꿀떡!~ 하며 삼켰다. 그리고 첫 잔을 마셨다. 

'토토톡 토톡'

귓가를 때리던 경쾌한 소리가 이제는 가벼운 충격이 되어 나의 입속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먹었던 톡톡튀는 과자처럼 나의 입에서 탄산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끈적이는 탄산음료처럼 늘어 붇는게 없이 너무나도 깔끔하고 청량한 느낌이 나의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들어 주었다. 

"맛이 어때?"

"상큼한데, 근데 더 대단한게.. 달지 않은데 미묘한 달달함이 숨어 있다? 그런데 탄산음료를 마시면 그 특유의 끈적거림이 있잖아. 뭔가 인위적인 단맛. 이건 뭐랄까 과일의 단맛이 녹아있어서 어색하지 알게 달아."

"그리고 또?"

"무엇보다도 시어. 시니까 식욕을 자극해. 마치 이제 음식을 먹게끔 나의 입을 준비운동 시키고 있는 느낌이야."

"맞아. 이 등급의 샴페인은 주로 식전주로 많이 쓰여. 굳이 우리가 공부할 필요가 있나? 직접 마셔보면 느끼게 되잖아. 대개 와인을 마시면 이런 샴페인으로 입맛을 돋구고 그리고 본격적으로 화이트나 레드를 마시고 마무리로 디저트와인.. 달달한 와인으로 마무리 하지."

"오마...이 그런것이였군.. 우리는 대게 한병뿐이 못 마시니까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었지."

"그런데 이런 와인은 식전주이기 때문에 음식이랑 매치하기 힘들어"

"그런데 통닭시켰잖아?"

"응.. 매치하기 힘드니까, 그냥 먹는거지~식욕을 자극하고 그냥 먹는거야. 의심하지마 ㅋㅋ"

그말은 사실이였다. 사실 샴페인은 식욕을 자극하는 와인으로서 그 역할을 다했다. 그런데 마실때마다 식욕을 자극 시키다니.. 소도 아니고.. 다만 한가지 장점은 있었다. 끊임없이 상쾌했기 때문에 음식을 마시고 입안을 가볍게 행궈주는 느낌이였다. 

"샴페인을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하나 또 있어"

"뭔데?"

"바로 샴페인 전용잔에 마시는 거야."

모르고 있엇다. 우리는 지금 샴페인잔에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당연히 샴페인은 샴페인잔에 마시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은 했지만 왜? 그런건지는.

"일단 화이트잔 가지고 와봐"

나는 형의 찬장에 걸려있는 화이트 잔을 가지고 왔다. 그러자 형이 샴페인을 화이트잔에 따라 주었다. 

"두개를 비교해서 봐봐"

"응. 음.. 뭐랄까 샴페인잔에 스파클링이더 잘 보이고 발생 하네?"

"와인의 설계 차이 인가봐, 이상하게 샴페인 잔에 기포가 더 잘 발생해. 화이트랑 달리 이 잔은 밑이 뾰족해. 여기서 기포가 졸졸졸 하며 잘 올라와"

"그러네~ 그리고 또 와인 잔이 길어서 그런지 스파클링이 올라오는 시간이 길어. 화이트 와인잔은 뭐랄까. 스파클링이 더 빨리 꺼지는 것 같다. 마치 사이다를 담아 놓으면 기포 발생하는데 밥그릇에 마시면 김이 더 금방 빠지는 느낌? "

"오 그런듯.. 사이다도 샴페인 병에 마셔야 하나?"

"ㅋㅋ 그건 아닌듯 탄산수는 이렇게 오감으로 마시는거 아니잖아"


우리는 함박 샴페인에 빠져 들었다.

"그런데 내 기억속에 샴페인은 축하 자리에서 많이 마시는 것 같던데? 막 흔들어서 폭팔? 시키 잖아"

"그렇지 축하 자리에서 많이 쓰이지. 그래서 성공했을 때 샴페인을 터트린다 라는 표현도 쓰는거잖아. "

"그런데 이렇게 식전주로 쓰이는 줄 몰랐어"

"샴페인을 터트리고 한 절반즘 날라가는데 아니 한 삼분의 일쯤? 남은 건 마시면서 식욕을 돋구는 거야. 모든 샴페인을 터트리진 않지. 하나만 축하 의미로 터트리고 나머지는 식욕을 돋구기 위해 마시는 거지"

아?! 모든게 들어 맞는 느낌이였다. 그래서 식전에 마시던게, 축하의 의미로 사용 되었구나. 신기했다. 


"그런데 너 혹시 이런 기포가 나오는 발포성 와인을 다 샴페인으로 알고 있는것은 아니지?"

"어?! 그런거 잘 모르는데? 다 그냥 샴페인 아녀?"

"그럴줄 알았다. 그러면 클나. 다 샴페인 아니야.."

형은 조곤조곤 설명을 시작 했다. 

"프랑스의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만 샴페인이라 불릴 수 있어. 다른 나라에서 다른 지역에서도 발포성 와인이 나오지만 스파클링와인이라 불리지."

"아~!! 하마터면 발포성 와인을 다 샴페인이라고 할 뻔했네?! 큰일이여.. 잘못 설명하면.."

" 대게 이런 와인은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 메니에 등의 품종으로 만든데. 나도 잘 몰라 책에 그렇게 나와있더라구.. 마셔보면 그 차이를 알겟지"

형은 갑자기 샴페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틀기 시작햇다. 형 B는 잠차고 있다. 한마디 했다. 

"또 시작했네.."

"뭐 어때 이런 즐거움이라도 느껴야지."

TV 에서는 샴페인의 기원이 나왔다. 잘 몰랐는데 이게 17세기로 거슬러 올라 갔다. 먼저 화면은 샹파뉴 지방이 나왔고 이 지방에는 겨울이 일찍 닥친다는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문제는 와인이 와인통안에서 당분이 알코올로 변환되기 전에 겨울이 와 버려서 통이 폭팔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와인통이 미쳤다고 생각하였는데 이 곳으로 부임해 온 돈 페리뇽이라는 수사가 그 원인을 밝혀내고 연구해서 샴페인을 만들었다는 내용이였다. 


신기했다. 와인의 역사를 이해하니까 와인이 조금 더 친숙해 졌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런데 동영상을 보다 보니까. 이 수도사.. 정말 수도사인지 주조가 인지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세상에 와인을 새로운 병에 넣지 않나, 코르크를 도입하지 안나.. 다른 품종과 블랜딩을 하지 않나... 지금은 일반화 된 것들을 이 사람은 거의 아이폰을 만든 것처럼 와인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었다. 지금은 편하게 마실수 있는 이 샴페인의 기본을 다 이사람이 만들어 내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게만 느껴 졌다. 


이 분 덕분에 이런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니. 아이 고마우셔라. .. 



☆ 스파클링 와인 - 기포가 있는 발포성 와인의 총칭.
☆ 샴페인 -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되는 발포성 와인.
(대개 일반인 분들은 발포성 와인을 다 샴페인으로 불려지는데 잘못된 상식 입니다^^; , ex)독일산 샴페인 (X) 
기타 각 자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와인은 독일에서 젝트, 스페인에서는 카바라고 불리웁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발포성 와인을 생산지, 생산 방법에 따라
프로세코 , 스푸만테, 프란차코르타 등으로 불립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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