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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4. 2016

와인을 마시는 순서

와인을 마시는 순서가 있다?

"와인을 마시는 데 순서가 있다고?!! 금시 초문인데?"

두번째 정모를 위해 떼루아에 와인을 사러 갔던 때였다. 와인은 잘 몰랐기 때문에 동네 형이랑 같이 떼루아를 방문하였고 형은 뜬금없이 와인을 마실때 순서가 있다는 멘트를 시전하였다. 그 동안은 주로 한병씩 와인을 마셨었기 때문에 몰랐던 정보였다. 

"응! 와인을 마실때에는 순서가 있어, 설마..몰랐던 거야? " 

"당연히 몰랐지, 우리가 언제 이런 다양한 와인을 마신적이 있었어?"

"아.. 이번 정모때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게 되잖아? 무조건 적으로 레드만 마시는게 아냐. 와인을 마실때에는 그 순서가 있어"

"반드시야?"

"물론 반드시는 아니지..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이 순서대로 마시면 와인을 더 재미있고 맛있게 즐길수 있기 때문에 이 순서로 즐기곤 해.."

"어....떤?! 순서로?"

"음... 스파클링, 일반와인(레드 혹 화이트), 디저트 와인 순이지."

"어? 스파클링은 단거 잖아?"

" 아냐.. 네가 와인을 많이 접해 보지 않아서 그런데 스파클링이 꼭 단 와인만 있는게 아냐. 일반적으로 산도가 있는 드라이 한 와인이 대다수야. "

형은 나를 보며 정정해 주었다. 

"아.. 몰랐어"

"첫번째 와인으로 스파클링 와인 or 샴페인 와인이야.. 브뤼 등급으로"

"왜?!"

"산도가 높은 와인을 사야하거든."

"그럼 시다는 소리 아니야?"

"그렇지~!!"

"그럼 음식맛을 버리는 거 아냐?"

"어허 뭘 잘 못 알고 있네.. 산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다는 거고 시면 어떻게 되? "

"침샘을 자극하지 않나??"

"그래 침이 소처럼 질질 흘러나오게 하는게 바로 이 와인의 목표야"

"아.. 그 표현 좀 너무 했다"

"ㅋㅋ 그런가? 아무튼 그정도라고!!! 입맛을 자극 시켜서 식용을 돋구는 와인으로 사용하는 거야"

"오!! 근데 단거 마시면 안되? 이거 엄청 드라이 하고 안단 등급이잖아?"

나는 브뤼 등급와 와인을 이리 저리 돌려 보았다. 

"너 밥먹기 전에 초콜릿 먹어봤니?"

"아니 입맛 버리잖아 밥먹기 전에 단거 먹으면"

"그럼 와인은? 단 와인은?"

"아.. 그렇구나.. 단 와인을 마시면 입맛을 버리겠구나..."

"바로 그거거든~!!! 그래서 안 단 등급을 마셔야 하는 거야!! 


"오오오!!! 그렇구만!! 그 다음엔?"

"그렇게 스파클링 와인이랑 샐러드 등으로 입맛을 돋구고 본 메뉴로 들어가"

"그때부터 본 와인을 마시는 건가?"

"그렇지!! 대신 레드나 화이트를 마실때에는 약한 와인부터 강한 와인을 마셔"

"어? 그건 왜지? 그냥 마시면 안되나?"

아 점점 복잡해 졌다. 그냥 와인을 즐기면 안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안되지.. 너무 강한 와인을 마시게 되면 약한 와인을 마시게 되었을 때 그 풍미를 느낄수 없게 되. 와인을 즐기는게 아니라 알코올 흡수가 되어버려 그럼.."

"그 말도 일리가 있네. "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에는 아까 디저트 와인을 마시는 거지?"

"응!! 물론 와인과 음식의 매칭도 중요해. 약간 약한 와인들은 스파게티나 피자랑 먹고, 약간 강하고 산도가 있는 레드는 육류가 어울려. 식사가 끝나고 나서야 디저트를 접하는 거야"

"디저트 와인은 단걸 마신다고 했나"

"그렇지!! 단걸 먹으면 기분도 좋아지고 식욕도 억제가 되니까. 이런 순서로 마셔야 실패가 없어 와인은."

"그럼 이번 정모를 위해 이런 순서로 와인을 구비 해야 하는 거네?"

"그으렇쥐!! 잘 알고 있구만!! 오늘 이 순서대로 와인을 사면 되는거야."

"세상에 그럼 와인을 정말 잘 알고 있어야 겠네. 미리 마셔 보거나 정보를 알고 있거나. "

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리 마셔보는게 베스트 인데 그게 안되면 점원 분에게 물어보거나 대충 품종과 지역을 보면 알 수 있어. 라벨에도 많은 정보가 나와있으니까, 그거 위주로 구매를 해 보는 거지"

"오호?!! " 

신박했다. 와인을 마시는 데에도 순서가 있다니. 이런 순서로 마시게 되면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겠구나!!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이 식사시간을 두 세시간 잡고 밥을 먹는다고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형이 골라준 와인들로 정모를 진행 하였다. 물론 형이 참석해 준 덕분에 그 정모는 무사히 진행 되었다. 와인에대해 잘 몰랐던 나였지만 이런 정모를 통해 나도 배우고 사람들도 배우는 거니까.. 


실제로 정모를 해보면서 느꼈던 점은 '아!! 정말 와인순서가 매우 중요하구나' 라는걸 알게 되었다. 와인을 마시는데 정해진 법칙이 있는건 아니지만, 첫 와인이 많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산도가 있어서 식욕을 자극시키면 음식이 맛있든 맛이 없든 맛이있게 느껴진다. 정말 신기한 경험. 


두번째로는 정말 와인을 마시게 되면 식사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게 와인을 마시면서 식사를 하게 되니까 두 세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더라. 프랑스 사람들이 자신들이 오래 천천히 먹고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와인한잔 하면서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레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 있는거야. 이게 한국에서는 소주한잔 하게 되면 금방금방 잔도 비우고 빨리 취하게 되니까 자리도 빨리 이동하게 되어서 식사시간도 짧아지는데 비해서 와인은 한잔 한잔 비우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세번째는 주인공은 우리가 아니라 와인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데 부담이 없다. 와인 모임이라고 또 모임장이라고 구구절절히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 없이 주인공이 자체가 와인이기 때문에 그냥 놓아 두면 되는 것이다. 서로 비지니스 목적이 있는게 아니고 소개팅도 아니기 때문에 서로간에 부담이 없다. 그냥 놓으면 되는 것이다. 이맛에 와인을 마시나 보다. 


와인 마시는 순서에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돌아갔는데 아무튼 와인은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고 즐거운 삶을 보여주는 것 같다. 와인의 묘미를 아는 사람이 더 많이 늘었으면 한다. 



* 요약하면 와인은 / 식사전 와인  - 식사중 와인 - 식사후 화인 / 으로 구분된다. 

   식사전에는 산도가 있는 샴페인 이나 화이트로

   식사중에는 화이트나 레드 와인

   식사후에는 아이스 와인 이나 포트와인등 단 와인으로 마무리 한다. 

*  반드시는 아니지만 이렇게 즐기면 와인 라이프가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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