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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Jul 17. 2016

인도 와인

소의 나라 인도에서 와인을 만나다. 

재작년 추석, 인도를 다녀왔다. 사실 터키나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엄청난 건축물에 빠져있던 나였기에 인도의 그 건축물들이 궁금했기 때문이였다. 


인도는 나의 욕구를 120% 충족 시켜주었다. 엄청난 스케일의 건축물들이 나를 들뜨게 하였다. 그렇게 신나게 여행을 하고 있는데 여행책에서 하나의 글귀를 발견하였다. 


'인도에도 와인이 있다, 레드와인이 유명하다' 


한창 와인에 미쳐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그 글귀만 봐도 나의 호기심을 끌었다. 그래서 난 인도에서 와인을 사 가기로 결심했다. 동아리 사람들과 한번 마셔 보고 싶기도 했고 인도에서 나오는 와인을 마셔보았다고 자랑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인도여행을 하는 내내 도무지 주류를 취급하는 가게를 찾을 수 없었다. 여행을 하면서 '인도 사람들은 술도 안 마시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우리나라처럼 대형마트가 있는 것도 아니여서 도무지 인도와인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난 초조함에 애가 타기 시작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주류를 취급하는 가게를 발견했다. 정말 우연이였다. 온 가게가 쇠창살로 둘려 쌓여 있어서 감옥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지나칠려는 찰나! 쇠창살 안에 있는 주류들이 눈에 띄었다. 세상에! 쇠창살 안에는 각종 주류와 더불어 와인도 있었다. 인도에서 이런 가게(술을 취급하는 가게)는 처음이였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 거렸다. 그런데 가게가 너무 작고 또 마치 조그만 감옥처럼 온 가게를 쇠창살로 둘러 싸고 있었기 때문에 난 가게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여기서 술을 살까 말까 고민하였다. 어찌 되었던 일단 부딛혀 보기로 결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술좀 사러 왔는데요. 와인.."

"어떤 와인? 메이커?"

"노노 메이커는 몰라요. 어떤 와인이 있어요?"

"2만원대 와인 3만원대 와인이야. 마음대로 골라봐~"


난 순간 고민이 되었다. 이게 비싼건지 싼건지 좋은건지 나쁜건지 사기당하는 것인지 아닌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후회를 하려면 일단 해보고 하라고 했던가. 나는 어찌되었던 구매를 하기로 결심했다. 인도 와인이라는 것을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또 언제 살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였다. 


나는 조금 고민이라는 것을 해보고 결국 3만원 짜리를 골랐다. 조금 더 비싼게 맛있지 않을까? 라는 단순한 생각이였다. 사장은 돈을 받고 위조지폐 여부를 확인하더니 바로 와인을 내줬다. 와인병에는 술라 라고 써있고 멋들어진 태양그림이 밖혀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와이파이를 켜고 검색을 해 보았다. 뭐 인도에서는 유명한 와인인 듯 했다. 다행이였다. 가격이 어찌되었던 이름있는 와인 메이커라면야.. 하면서 스스로를 위안 하였다. 


그렇게 인도에서의 여행을 무사히 끝내고 와인도 무사히? 한국에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풀 겸 인도와인을 꺼내 들었다. 


"이게 바로 인도와인이야! 술라~ 태양을 머금고 있는 인도 와인이지!!"

"맛있나?"

"아니? 잘 모르는데? 인도 와인 마셔봣나?"

"아니?"

"그럼 일단 따 보도록 하자~"


그리고 패기있게 인도 와인을 땄다. 인도 와인은 나도 처음이였기 때문에 설레였다. 뭔가 새로운 대륙을 발견해서 나만 알고 있는 와인을 따는 그런 느낌이랄까? 미지의 대륙을 탐험하는 느낌으로 와인병의 코르크를 따고 코르크에 묻어나오는 향을 맡아 보았다. 


음... 뭐랄까? 와인으로서 향긋함 아니면 시든 그런 특유의 향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향을 맡을 수 없는건.. 아직 깨어나지 못해서 일까? 불연듯 두려워 졌다. 

'괜찮을꺼야..'

스스로 위안을 삼고 와인을 잔에 따랐다. 

졸졸졸.. 

색은 훌륭하였다. 전형적인 포도주의 빛깔. 두근 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한잔, 이번엔 향을 맡으며 다시 한잔. 


음?! 아직 와인이 덜 깬건가?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건가? 열심히 스월링을 하고 기다려 보아도 이녀석 깰 생각을 안한다. 아무래도 내가 미국 와인이나 프랑스 와인에 익숙해 져 있어서 아직 인도 와인은 어색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컸다. 


"음... 맛있지는 않지?!"

나는 친구에게 감상을 살짝 물어 보았다. 그러자 친구도 어색하게 나의 눈을 보며 대답하였다. 

"그.. 우..리 입맛에는 아직 안맞는것 같아^^;"


아직 우리에게는 너무 어려웠던 인도와인, 뭐 기회가 있다면 지속해서 익숙해 져봐야겠다. 이것 하나만으로 모든 인도와인을 평가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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