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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봄 Aug 13. 2016

와인잔을 씻어 보관하다.

와인잔을 세정하는 방법 

봄의 어느날 날도 심심해서 형이랑 와인 한잔 했다. 여느때와 달리 형네집에서 와인을 마시지 않고 우리집에서 와인을 마셨다. 음식을 주문하고 와인셀러에서 와인을 꺼내고 와인잔을 셋팅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형이 와인잔을 보더니 나에게 말했다. 


"야, 와인잔이 별로 깨끗하지 못한것 같은데?"

"어? 이상하다 세재로 와인잔을 뽀득 뽀득 씻었는데?" 행구기도 잘 행궜는데 아마 물기가 남아서 그렇게 되었나봐... 이리 줘봐 까짓거 다시 씻어 줄께"

조금 창피했다. 사실 깨끗이 씻는다고 씻었던 건데 자국이 남아 있었구나. 

"그런데 잠깐만.. 세재로 씻는다고?"

형이 갑자기 날 불러 세우며 말했다. 

"응 설거지 하면 세재로 씻어야지.. 당연한거 아냐?"

이제는 이 형이.. 설거지 한걸로 뭐라 하려고 그러나? 난 의아 했다. 

"아... 세재로 설거지 하는게 맞지 그런데 와인잔은 아냐."

"응? 물로 씻으면 잘 안씻기던데? 특히 음식먹고 난 와인잔에는 자국이 남잖아..왜? 도대체 왜? 세재를 못쓰게 하는 거야?? 와인잔에 문제가 생기나? 내가 뭐 몇개 깨먹긴 했어도.. "

"아.. 와인잔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세재를 아무리 깨끗이 씻는다고 해도 세재가 다 씻기진 않거든. 와인이라는게 원래 향으로 음미하는거잖아. 그런데 세재로 와인병을 씻게 되면 세재의 향이 남아 있게 되."

"헐!!! 진짜?"

난 예전에 씻어 두었던 와인잔을 꺼내어 코를 내고 냄새를 맡아 보았다. 세상에 정말 세재의 향이 베어 나왔다.

"헐~ 대박 진짜 세재 냄새가 미묘하게 나오네?그 동안은 몰랐어 정말.. "

"허허.. 그렇다고 진짜로 냄새를 맡을것 까지야.. 그래서 그런 연유로 세재를 사용하지 않아. "

"그럼 어떻게 해?"

"미지근한 물로 와인잔을 씻는걸 추천해."

"아아.. 그래? 그럼 앞으로는 그렇게 해 봐야겠다. 오늘 하나 배웠네."

"그리고.. 너 와인물때가 생긴다고 했잖아. 와인잔 씻고 어떻게 보관하니?"

"그냥 세워두는데?"

"말리지도 않고?"

"응응.. 그.. 냥 이거 거꾸로 세워둘때가 없어서;;"

"그러면 100%물때가 생겨. 어쩔수 없어. 가능하면 거꾸로 세울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물때를 안보이게 하는 팁이지."

"오호?!!"

"특히 호텔 같은데에는 그렇게 말리고 나서 극세사 같은 것으로 와인잔을 깨끗히 딱아. 너도 알다시피. 와인은 눈으로도 마시잖아? "

"응응 그렇지?"
"그런데 이렇게도 투명하고 아름다운 와인잔에 때가 남아 있다..  그거 치명적이거든"

"아.. 세상에 와인잔 하나 씻는데도 이렇게 심오해야해? "

"응.. 기분좋게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는 몇가지 지킬건 지켜야지."

"오케이. 다음부터는 그렇게 해 볼께"


아 와인 잔 하나 씻는데도 이렇게 쉽지가 않다. 사실 그냥 설거지해도 되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왠만하면 미지근한 물에 세정을 하고 거꾸로 말린다. 조금 번거롭지만 마음은 편하다. 와인은 시각과 향으로 마시는 술이니까 와인잔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이게 되는 구나. 


정말 와인의 세계는 심오한것 같다. 심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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