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라는 자리
원대한 꿈을 품고 출사표를 던진지도 4년하고도 1개월이 넘었다.
일이 없어 두어번 망할뻔한거 말고는 큰 위기없이
연명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고군분투 중이지만
찻잔속 태풍이라
우리는 아마도 티스푼 속 오리의 발길질 정도쯤이라 보면 될것이다.
2년 연속 결손 쯤이야 이제 그려러니 해야한다.
대표가 되고 나서 안좋은 버릇이 생겼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박이 그것이다.
대표는 그래야 한다.
밥을 먹을떄나 잠을 잘때도 회사의 안위와 미래
먼 훗날 직원의 여식까지 대학 보내고 결혼할때까지 먹고 살아 남아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된다.
아니 사실을 가장한 기우와 걱정 꾸미기를 잊어서는 안되는걸지도 모른다.
이렇게 꾸며낸 걱정을 소비하는 것으로도 대표는 매일
무언지 모를 대량의 업무를 소화해냈다는 포만감에 휩싸인다.
2018년 말 잔고가 떨어져 대출을 받았다.
적은 액수지만 여기까지만 하고 정말 일이 없다면 깔끔하게 접을 심산이었다.
마음도 어느정도 내려놓았다.
될대로 되라지.
일이 많아지고 잔고도 유지가 되었다.
많은 걱정을 한다고 많은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고민없이 업무를 처리한다고 회사가 성장하진 않는다.
적당함을 안다면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
절에 들어가야지.
오늘도 고민만 열심히 하는건 아닌가 자문해본다.
뭐라도 해야한다.
하물며 안쓰는 물건을 팔아보기라도 해야한다.
그렇게 현금화된 2만원 정도가 점심 한끼를 해결해 준다면
회사가 망할 시점을 하루라도 연장할 수 있게된다.
이렇게 오늘도 대표는 찌든 자리가 되어간다.
에이.. 그놈에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