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이제는 계절처럼 사랑이 오고 갈 것이다.
왔다 가는 해와 달처럼 아침과 저녁에 눈뜨고 눈 감을 때, 인지는 미정이 미정은 인지가 생각날 것이다.
마흔을 넘은 나이에 찾아온 인연이었다.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나눌 것이다.
시간이 허락하고 마음이 허락하는 날까지 둘은 만나는 내내 서로를 배려하며 키스를 나눌 생각이다.
아마 언젠가 한 번은 마음이 다하여 서로에게 짜증을 부리는 날이 올 것이다.
마음을 다칠 일도 생길 것이다.
감내해야 한다.
그 순간을 어떻게 넘기고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인지는 조심스럽게 말할 것이다.
당신의 장례식에 갈터이니 당신도 나의 장례식에 오면 좋겠다고.
그때까지 서로 존중하며 존경하며 살아 나아가자고.
인생의 돌발상황은 예상하지 말자고.
인생이라는 책의 절반 정도가 넘어간 시점이었다.
인지에게 미정은 후반 도입부의 가장 강한 임팩트를 남긴 사람이다.
그녀에게 받은 사랑은 인지를 아주 크게 변화시켰다.
글쓰기에 원동력이 되었다.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끌어내었고 와인을 감별케 해주었다.
인지는 살면서 미정에게 수권의 책을 써주고 싶다.
직접 쓴 책을 미정에게 읽어 주고 싶다.
미정과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며 와인을 홀짝 거리는 날을 고대할 것이다.
미정은 인지에게 좋은 생각과 예쁜 말로 인생을 꾸며가라고 가르쳐 주었다.
인지는 그런 그녀를 사랑하며 모든 것들을 빠르게 실천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지는 크게 변화했고 보다 성숙한 성인으로 거듭났다.
이별을 없애기로 한 결정은 참 잘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신이 정해주신 이별은 둘 다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
예쁜 것만 보고 행복한 생각만 하고 사랑의 말만 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각자의 삶 속에는 소중한 것들이 참 많다.
인지는 미정도 그 소중한 것들의 무리 속에 넣었다.
미정도 그랬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다.
매일 하루 4시간 희망도 절망도 없이 글을 쓴다고.
미정은 인지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글을 짓고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저력을 이끌어 내 주었다.
인지는 기대 없이 쓰고 언제든 편하게 그만둔다.
미정만 읽어 준다면 그걸로 되었다.
인지는 미정을 그대로 두었다.
스스로도 그대로 두었다.
남편에게 돌려보내지 않았다.
미정이 조커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
이는 미정도 마찬가지다.
미정의 속 사정을 낱낱이 알 수는 없다.
미정도 미정만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이 정도 왔으면 이제는 안다.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랴.
인지는 스스로를 그대로 두었다.
기다리거나 혹은 오래 기다려 볼 것이다.
오늘도 우연히 미정을 만났다.
커피숍에서 둘은 서로의 눈을 10초 정도 바라보았다.
인지도 미정도 눈으로 말했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