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문)
8등분으로 썰어낸 양파 130g
하얀 뿌리 쪽을 반으로 가르고 손가락 하나 크기로 썰어낸 대파 60g
얇게 썬 당근 2조각
순살 440g
간장 소스 240g
고춧가루 1 작은 스푼
물 800ml
만두 2알
쌀떡 4개
치즈떡 3개
중국 당면 200g
미국산 튀긴 슬라이스 감자 70g
위의 재료를 순서대로 넣어주고 15분을 졸이면 업소용 찜닭이 완성된다.
다양한 변화를 통해 여러 가지 메뉴와 사이즈가 결정되지만 기본 과정은 동일하다.
남을 먹이는 일이 행복했다.
그래서 더 만만해 보였나 보다.
식당을 하며 잃은 게 있다.
찜닭집을 하고 나서는 찜닭을 절대 주문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그렇게 쌀국수와 찜닭이라는 외식 메뉴 두 가지를 인생에서 잃어버리게 되었다.
인생을 통틀어 밥을 먹는 공간으로써의 식당은 대체적으로 즐거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식당을 오픈하고 3개월 만에 코로나가 터지고 식당에서 일을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 후의 식당은 나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곳 중의 하나로 기억되게 된다.
주방은 1년 내내 물과 음식물과 벌레가 있는 곳이다.
좁고 뜨겁다.
홀을 위해 주방은 항상 작으며 작은 주방이 일하기는 훨씬 편하지만 열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호텔 주방처럼 넓은 주방은 보기에는 시원하고 청결해 보일지 몰라도 일하는 사람의 다리는 성치 못하다.
장사는 잘되나 안되나 문제이다.
잘되면 몸이 너무 아프거나 힘들다.
샌님처럼 평생을 사무직으로 살아온 나나 와이프는 1년 내내 도수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유행병의 지속과 겨울철 비수기로 인해 장사가 잘 되지 않았다.
하릴없이 앉아있는 알바는 휴대폰만 보다가 시급을 챙겨가곤 했다.
잘되려거든 아예 잘되어 가끔은 줄을 서는 맛집이 되어야 인력을 구성할 수 있다.
애매하게 잘되면 벌어서 비수기 직원들 급여 챙겨주는 사업으로 변질된다.
인사가 만사인 건 식당도 예외일 수 없다.
알바나 직원이나 사람 구하는 건 정말 최고의 난이도이다.
손님은 좋은 손님이 99%이고 진상 손님은 1%이다.
하지만 좋은 손님은 잊히고 진상 1%의 잔상만이 업주를 괴롭힌다.
요즘은 배달 어플의 리뷰 진상이 극성이다.
업주의 자살과 우울증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배달 리뷰의 비중이 상당할 터이다.
이제 나에게 식당은 상당히 재미없는 일터가 되었다.
창의적인 레시피와 마케팅으로 모든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낸 쌀국숫집과는 다른 문제가 되어버렸다.
단지 돈만을 벌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들여오고 2년의 시간을 감내하기로 했다.
하라는 대로 하면 장사가 되고 먹고는 산다.
딱 먹고만 사는 게 문제다.
어서 빨리 마스크를 벗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모든 걸 비워내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