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돌과 바람 처녀가 많다더라.
삼다도
여행은 언제 가도 설레지만 제주도는 국민 여행지 다운 면모가 있다.
비행기를 타고 간다는 설렘도 있고
이국적인 풍광과 나름 큰 땅덩어리에서 나오는 넉넉함이 있다.
사방 어디든 보이는 한라산이 아니면 내륙이라 우겨도 모를 일이다.
촬영차 가보기도 하고 일 때문에 가보기도 하고 여러 번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나는 언제고 여행을 가면 항상 밤늦게 혼자 해변을 나가는 버릇이 있었다.
혼자 있는 그 깜깜한 밤과 파도가 좋아서이다.
여름밤 맥주 한 캔을 들고 방파제를 따라 하염없이 걸으며 퀸의 노래를 듣곤 했다.
혼자 해변가에서 퀸의 노래를 들으면 중학교 2학년 시절로 돌아간듯한 몽환적인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길에서 주운 커다란 라디오를 몰래 들고 왔었다.
카세트 플레이어 2개 중에 하나만 살아있었고 스피커는 한쪽만 살아있어서 아마도 버린듯했다.
학교 정책 상 우린 개인 물건을 소유할 수 없었다.
학교에서 주는 물건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압수였다.
나에게만은 무엇보다 소중한 카세트를 침대 발치에 몰래 숨겨두고는 가장 작은 소리로 해두고는 밤새도록 퀸의 노래를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다.
love of my life
모두가 잠든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프레디 형님 덕분인지 나는 살면서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왠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해버리거나 자칫 그걸 잊고 그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너무나 인생이 슬프고 허망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 연인 자식 주변인 나의 일 모든 것이 사랑의 범주안에 들어야만 진정으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제주도는 우리네 인생에 어느 정도 희망의 섬으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불가능하지 않은 거리에 있고 홀로 떨어져 있다.
'언젠가는'의 범주에 드는 그곳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
푸르른 소나무 숲들 빼곡한 오름과 사이사이 돌담, 높은 파도와 눈부신 햇살
인생의 한 부분을 숨겨 놓기 좋은 섬이다.
향긋한 해삼과 멍게
자연산 회에 소주 한잔, 화이트 와인 한잔
사랑하는 이와 파도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규칙적이고 시원하게 파사삭 거리며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귓가에 들릴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