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완벽주의 버리기 완료주의를 지향하자

리셋_출간_나의 인생을 바꾼 습관

by WineofMuse

책을 쓰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나도 한때는 문학소년을 꿈꾸었던 터라 언젠가는 책을 한번 써보겠노라 다짐하곤 했었다.

하지만 웹소설도 쓰고 투고도 해보고 브런치에도 여러 작품을 올려보았지만 책으로 엮어내진 못했다.

투고를 해보던 시기에도 안되면 말고 식으로 메일을 스무 군데 정도 돌려보곤 말았다.

아마도 대단하게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절당하는 나의 처지가 부끄럽고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는 꽤나 완벽하고 멋진 책을 쓰고 싶은 욕심에 항상 사로잡혀있었다.

스스로가 인정할만한 완벽한 책을 쓰려는 욕심은 결국 핑계만을 불러왔고 이러다간 죽기 전에 책을 쓰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어느 정도 타협점을 제시했다.

완벽한 책은 없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미숙하다.

우선은 책을 한 번이라도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나는 완벽을 추구하는 열망에 비례할 정도로 부지런하지 못하다.

요령이 많은 편이라 아주 게으른 편에 속한다.

늘 마감 기한이 다가와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일을 겨우 마치고야 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거기에 완벽하기까지 바라는 건 자기기만이다.


나는 욕심을 버리고 우선 시도하고 가볍고 작게 성공한다는 개념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글을 써가며 끊임없이 나와 타협해야 했다.

이런 부족한 글을 누가 출판해 줄까?

좀 더 공부를 확실히 하고 내용을 충실히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적합한 타인의 사례를 좀 더 넣어보고 극적인 전개를 몇 개 더 추가해야 하는 건 아닐까.

배움이 부족한 것 같은데 다른 책을 좀 더 많이 읽어보고 내년에 다시 준비하는 건 어떨까?

의학용어와 호르몬에 대한 원론과 이론적 배경이 너무 약한 거 같은데 사이버대학이라도 좋으니 이제라도 심리 관련 학과를 이수해야 하나? 와 같은 생각들이었다.


인생의 방학 기간 동안 나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 이외에는 원하는 것이 없다.

내가 처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나의 과정을 쓴다는 목적에서는 벗어난 적이 없었다.

읽기 쉬운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것과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하게 분포되어 있는 흔한 중년의 고군분투기였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자기 계발에 관한 책을 쓰는 사람은 마치 일종의 자격증이라도 있진 않은가 생각해 본다.

몇억 이상 자산 혹은 월수입 얼마 이하는 책 쓰기 금지 3대 500kg을 달성하지 못하면 특정 브랜드의 옷을 착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유형의 불문율이랄까.

이러한 기준을 상상하며 완벽해지고 싶은 나의 욕심을 조금은 내려두기로 했다.

세상에 통용되는 보이지 않는 기준과 나 스스로의 욕심을 다 채우고 책을 낸다는 건 이번 세기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도 계속해서 더 완벽해지고 싶은 욕망과 유혹에 시달리느라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나의 게으른 완벽증후군은 이번에도 여전히 그 실력을 과감하고 성실하게 뽐내기 시작했다.


더 멋진 문장이 더 있어야 해!

임팩트가 있게 써야지!

이 부분은 빼고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때?

시간이 부족하진 않을까?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까?

겉핥기 아닐까? 평이 안 좋을 거 같은데?


결국은 부정적이고 불안한 마음만 잔뜩 들었다.

나는 이 녀석에게 한두 번 당한 게 아니지만 그때마다 꼭 설득당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 완성도가 끝내주는 기획서, 완성도가 정말 환상적인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척을 하느라 모든 시간을 허비했다.


나는 이제야 확실하게 알았다.

그냥 완성부터 해라.

욕을 먹고 부족하고 너무나 부끄러워 다시 책을 회수하는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완성부터 하고 출간부터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책은 한 권도 출간해보지 못했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꿈을 꾸곤 한다.

그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그래서 내 안의 완벽은 그 욕망을 연료로 더욱 나를 부채질한다.


사람들이 널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봐.

이런 습관은 대단한 게 아니야 비웃을게 뻔해.

이런 건 나도 하겠다는 말이 무조건 나오지 않을까?


맞다.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내가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를 안다.

못쓰고 마음에 안 들지 몰라도 그냥 출판을 무조건 해보자는 것이다.


허술한 나여도 나를 좋아해 줄 사람은 어딘가에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완벽은 없다.

다만 더 나아지기 위한 길고도 끝나지 않는 아주 더딘 레이스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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