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정부의 지침은 오락가락했다.
안 그래도 몇 석 안 되는 홀에 4인 이상 앉지 않아야 하고 그마저도 한 테이블 떨어져 앉아야 한다 하니
매장에 들어올 수 있는 총인원이 어느 날은 4인을 넘을 수가 없었다.
토요일 가장 바쁠 점심시간에 손님 두 분이 오시더니 쌀국수 한 그릇을 시켰다.
두 시간 동안 수다를 떨고는 7,500원을 결재하고 가셨다.
우린 셋다 돌아버릴 것 같았다.
창가 쪽 4인석은 그렇게 황금 시간대를 반 바퀴도 못 돌고 말았다.
차라리 이럴 거라면 배달도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배달 전용 레시피를 다시 짜야했다.
포장용기 수납공간이 없어 영업을 하루 쉬고 천장 선반을 달았다.
배스킨라빈스처럼 42인치 모니터 2대를 활용해 메뉴판을 구성했었다.
usb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는 기종을 잘못 구매하는 바람에 노트북을 연결해두었다.
열이 받은 노트북이 심심하면 먹통이 되곤 했고 메뉴판도 어느 순간 송출이 안되고 있었다.
그 TV를 떼어내고 큰 프레임 선반을 달았다.
시트지에 인쇄된 원래 달았어야 할 메뉴판을 앞에 달았다.
식당을 운영하기 전에는
식당의 메뉴판이 얼룩덜룩 덧칠되어 있는걸 상당히 안 좋게 봤었다.
왜 저걸 저렇게 지저분하게 관리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다.
이제는 모든 걸 이해한다.
메뉴판의 가격과 메뉴는 깔끔하면 이상한 거다.
배달을 시작했다.
배민 라이더스라는 서비스에 가입을 했다.
배달의 민족 어플에서 기사를 보내주고 정산되는 시스템이었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은 3시간이 지나도 기사가 오질 않았다.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업무의 관할이 다르다며
빨리 보내라고 지역 센터에 안내하겠다 라는 내용이 다였다.
리뷰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날이 이어졌다.
리뷰에 정성껏 답글도 달고
조금 안 좋은 평가가 달리는 날에는 뾰로통하여 괜히 뒤끝 있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배달 보내고 전화가 오면 셋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혹시 클레임 전화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전화벨이 가장 싫은 시기이기도 했다.
코로나로 배달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다.
끝없는 시행착오와 레시피의 변동으로 음식 맛이 기준을 잡지 못했다.
면이 불었거나 육수가 없다던가 짜다, 싱겁다, 맵다, 이물질이 나왔다.
다양한 클레임과 의견들을 반영해야 했다.
겨울부터 4월까지는 배민 라이더스를 이용하고 해지했다.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적어 매출에 극적인 반전을 일으키질 못했다.
일반 배달의 민족으로 갈아탔다.
라이더스와 다르게 배달의 민족은 업주가 알아서 오토바이 배달원을 불러서 고객에게 보내는 방식이었다.
어느 날부터는 아예 홀 손님을 안 받게 되었다.
한두 테이블 받아서 오는 스트레스와 일의 양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예쁜 인테리어를 하고 배달 전문점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때 즈음이다.
날로 상승하는 오토바이 배달료와 배달어플의 수수료는 원가 비중을 낮출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결국은 육수를 직접 끓이는 수고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가 없었다.
육수 전용 레인지와 큰 육수통이 쓸모가 없어졌고 육수가 펄펄 끓던 주방은 더 이상 뜨거워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