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by WineofMuse

아 신이시여.

어찌하여 이런 최악의 발명을 하게 두었나이까.

리뷰 기능 만든 인간은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인간이었을까?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했나.

해바라기의 오태식이를 불러다 좀 때려야 속이 풀릴 것 같다.


음식에 대한 평가를 넘어서 식당과 업주까지 평가하는 리뷰의 기능은 긍정을 지향하는 본질을 넘어 악마적 악의를 가진 창구로 변질된 지 오래였다.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리뷰의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 제보하고 노력해보았지만 일개 개인의 힘으로는 감히 손댈 수 없는 영역의 것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도구를 탓할 수만은 없었다.

연예인 걱정만큼이나 쓸모없는 건 배달 어플 탓이라고 남 탓하는 자세일지도 모른다.

돌이켜보자면 나의 마인드가 잘못 세팅된 지점이 많이 보였다.


리뷰 이벤트에 대한 고까운 시선이 있었다.

타 업장에서 당연한 듯하는 리뷰 이벤트는 마치 솔직하지 못한 리뷰를 화폐처럼 사이에 두고 업주와 손님 간의 부적절한 거래라고 치부했다. 손님은 솔직하지 못한 리뷰를 써주고 그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받고 업주는 긍정적인 리뷰를 위해 주기 싫은 서비스를 준다는 이분법적인 사고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듯 배달의 세계에 뛰어들었다면 배달의 세상이 주는 교훈과 법칙들을 인정하고 따랐어야 했다. 우리는 리뷰 이벤트 하지 말고 맛과 가격으로 승부하자.그럴듯해 보이고 유치한 발상이었음은 향후 매출이 아주 작게 속삭여 주었다.


리뷰 답글에 너무 정성껏 답글을 달았다. 리뷰 답글에 성심 성의껏 미주알고주알 세심히 답글을 달았다.

이를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고객이 있는 반면 분기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전문 테러범들에게는 물 만난 고기의 수질 좋은 수영장이었던 듯하다. 박학다식한 학력과 필력으로 아주 아주 긴 장문의 리뷰로 업주의 가슴을 난도질하거나 헤집고 방망이질해놓곤 했다. 피곤한 장사와 더불어 그런 리뷰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일상의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기계적인 답변을 달거나 답글을 달지 않는 사장님들을 크게 이해하게 되었다. 얼굴을 뻔히 본 사이에도 리뷰의 가면은 그를 어떤 용감한 골짜기에 한가운데 워프 시켜둔 듯했다.

특히 지금은 폐지된 네이버 리뷰가 그 정도가 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영수증 리뷰는 어찌 되었건 매장에 와서 구매를 했다는 것이고 우리와 대면을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남길 수 있는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악의적인 평가는 가게의 매출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업주들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채널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네이버, 구글 등 도처에 가게를 평가하는 리뷰란은 많지만 업주의 목소릴 내거나 핑계라도 댈 창구는 없었다. 리뷰 답글은 사실상 무의미했다. 이미 불편해진 고객의 마음은 어떠한 글로도 변명이 되지 못했고 오히려 2차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자중해야 했다. 그즈음이었던가 리뷰로 인해 업주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던가 쇼크로 세상을 등진 사례들이 뉴스를 타고 흘렀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세상의 나쁜이 들을 싸잡아 욕할 수 없었다. 리뷰에 답글을 안다는 연습을 하고 신경 쓰지 않는 법을 배워야 했다.


나 역시 혹여라도 나쁜 리뷰를 썼던 사람은 아니었나 반성했다. 그 후로 음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꼭 전화를 드려서 알려드리고 그만이었다. 컵라면에서도 머리카락은 나온다. 한여름 포장 직전에 빠진 모기를 어떻게 업주가 찾아낸단 말인가. 환불이나 재배달로 인한 불편은 응당 죄송하다. 하지만 그에 따른 피해보상이나 병원비를 달라는 등의 태도는 정말 당혹스럽다.


모기가 국물 위에 떠 있음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 배상은 대체 얼마를 이야기하는 것인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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