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들은...

by WineofMuse

특정 누군가를 욕하고자 펜을 들고 글을 쓰면 안 된다.

감정은 이미 사그라든 지 오래이고 증오를 담아내진 않을 것이다.

억울한 사건에 대해 단순히 나열만 할 뿐이지 이 글로 누군가를 끌어내리거나

욕되게 할 생각은 단연코 없다.

그리고 나 하나 나선다고 개선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너무나 명확하게 알고 있다.

대신 위안이 되는 글귀가 있다면 어디선가 본 글귀이다.


"나이 드니 복수도 귀찮다. 알아서 망해라."


동네마다 서너 개씩 있는 배달 대행사는 이제 요식업에서 빠질 수 없는 하나의 중추적인 사업군으로 성장하였다.

당분간은 없어질 리도 없을뿐더러 대체수단도 사실 마땅치 않다.

예전에 그 많던 중식집 배달부는 사실 면면을 들춰 살펴보면 절대 좋은 면만 보인다고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기본적인 생태계에 대해 쓰고 싶지는 않다.

관심 없고 지루하고 알필요도 없는 역사책의 한 페이지를 알아봐야 무엇하랴.

잉크가 아깝다.


어느 날 저녁이었다.

주문이 10건이 넘게 들어와 있는데 배달 대행사 대표가 전화를 안 받고 잠적했다.


그날 나는 배달 대행사에 대한 인간적인 기본 신뢰를 잃어버렸다.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

고객에게 보낼 음식은 쌓여가고 주문은 계속 들어오고

잡아주겠지 잡아주겠지 하는 믿음으로 주문을 계속 받았던 내가 미웠다.

포스기를 닫고 영업중지를 걸었다.

고객 한분 한분께 양해를 구하고

나는 차를 몰고 나가고 와이프는 음식을 들고 동네를 뛰어다녔다.


다행히 회사를 폐업한 건 아니었는지

다음날 오토바이 대행사에 예치되어 있던 적립금 480,000원은 통장에 다시 입금되었다.

월 회비는 일할 계산하여 입금해주지 않았다.

도저히 말 섞고 싶지 않아 따지고 들지 않았다.


인간사 돌고 돌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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