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돈은 벌지 못했어도 취업은 했던 이야기.
2011년 11월 말 즈음 혹은 12월 초쯤이라고 기억해.
나는 언론사 대표의 마지막 대면 면접을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나와 어떤 여성 한분이었지.
그런데 비서가 나오더니 갑자기 A4 종이 한 장과 펜을 내미는 거야.
회장님께서 잠시 회의가 늦으셔서 면접 전에 요청하신 내용입니다.
주제는 "영"입니다. "영"이라는 한 글자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를 적어주십시오.
지금 생각해도 가슴속에 뭔가 철렁하고 묵직한 바위가 내려앉는 당혹감이었어.
면접자 둘은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살짝 스친 표정과 눈빛에서 모든 것이 통했지.
난처함 그리고 저 자식은 이걸로 이겨야 하는구나 하는 비장함.
나는 앞뒷면 가득 알 수 없는 소리를 장황하게 적어내었고 그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어.
그 회사에서 결혼도 하고 차도 사고 3년을 이리저리 치이며 살아 내었으니 운이 좋은것 맞지.
가장 좋았던 건 친동생처럼 지내는 후배들 5명을 그 회사에서 만나게 된거야.
원래 그렇드라구.
회사가 안좋으면 직원들끼리는 참 잘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