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들으면 섭섭한 이야기 일지는 몰라도 나에게 아들은 각별한 의미가 있어.
나는 살면서 제대로 된 양육을 받아본 일이 없었어.
불행한 가정환경 탓에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19살이 되어버렸고 사회로 던져지게 되었지.
그런 나에게 아들은 나의 유년을 다시금 살게 해주는 존재야.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잔 마셔.
세수하고 로션 발라.
다리에도 꼼꼼히 로션 발라.
머리에 물 묻혀서 뜬 머리 눌러.
속옷 안으로 잘 집어넣어.
쉬하고 손 씻어.
손 씻을 때 팔 제대로 걷어야지.
식탁에 팔꿈치 올리지 말아.
밥 먹을 때 입에 너무 많이 넣지 마.
꼭꼭 다 씹어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 통에 그릇 넣고 물 한번 끼얹어.
가방 정리해.
책 읽어.
숙제는 다했어?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아들에게 할 때마다 꼭 유년시절의 나에게 내가 이 말들을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하게 돼.
난 아들을 키우며 두 번 사는 기분을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