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들에게 하는 말은 곧바로 나에게 돌아와.

by WineofMuse

딸이 들으면 섭섭한 이야기 일지는 몰라도 나에게 아들은 각별한 의미가 있어.


나는 살면서 제대로 된 양육을 받아본 일이 없었어.


불행한 가정환경 탓에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19살이 되어버렸고 사회로 던져지게 되었지.



그런 나에게 아들은 나의 유년을 다시금 살게 해주는 존재야.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잔 마셔.


세수하고 로션 발라.


다리에도 꼼꼼히 로션 발라.


머리에 물 묻혀서 뜬 머리 눌러.


속옷 안으로 잘 집어넣어.


쉬하고 손 씻어.


손 씻을 때 팔 제대로 걷어야지.


식탁에 팔꿈치 올리지 말아.


밥 먹을 때 입에 너무 많이 넣지 마.


꼭꼭 다 씹어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설거지 통에 그릇 넣고 물 한번 끼얹어.


가방 정리해.


책 읽어.


숙제는 다했어?



나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아들에게 할 때마다 꼭 유년시절의 나에게 내가 이 말들을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하게 돼.



난 아들을 키우며 두 번 사는 기분을 느껴.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면자의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