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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자의 표정

by WineofMuse

얼마 전 붕어빵에 냄새가 나 교환을 하러 갔었다.


붐비는 걸 싫어해서 아침부터 바지런히 오픈런을 했다.


우리가 아마도 두 번째 교환 손님이었을 터였다.



그런데 반품 코너의 직원 표정이 완전 죽상이었다.


일요일은 휴무 주였으니 하루 쉬고 온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지 알 수 없었으나 표정이나 말투는 친절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의 자세를 비판하려는 생각은 없다.


우리가 안타까웠던 것은 그 청년은 코스트코가 오픈하기 전 와이프가 일하던 사무실에 들러 카드 발급을 홍보했던 청년이었다는 점이다.



와이프 입장에서는 어찌 되었든 구면이라 반가운 마음도 있었지만 반품업무를 담당하는 그의 얼굴에는 업무에 대한 불만인지 삶에 대한 피곤인지 모를 짜증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바깥에서 보았던 그의 얼굴과 너무나 대비되는 그의 낯빛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도살장에 끌려 온 듯한 표정으로 우리를 기계적으로 대하던 그 직원은 한주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누군가의 선망인 일터도 나름의 지옥이라는 설명을 표정으로 한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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