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지분을 정리하고 나온 회사가 있어.
지분을 셋이 나눴었는데 나이 많은 대표랑 나랑 친한 형이었지.
근데 대표랑 나랑 성격이 상극이었던 거야.
아무튼 오랜만에 형을 만났는데 회사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더라고.
시간이 약인게 그 대표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안 들고 회사의 발전도 전혀 배가 아프지 않은 거야. 너무나 평온하고 무덤덤해서 기분이 이상했어.
분명 화가 나거나 아쉽거나 분통 터지는 기분을 느껴야 뭔가 사람답거나 정상일 것 같았는데 무색무취의 감정선이 유지되어서 내가 마치 시기 질투에 대한 감을 잃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거지.
나이 들고 보니 내 것이 아닌 것에 대한 미련이 없나 봐.
이제는 아는 거지 나는 어차피 그 조직에서 버티지 못했을 것이고 미래의 영광은 경우의 수를 따질 것도 없이 내 것이 아님을.
서로의 속내를 이야기하지 않다가 나의 한마디에 형은 집으로 돌아섰어.
"형 나는 이제는 사람을 견디지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