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본시장, 토큰화 슈퍼사이클이 온다

번스타인이 보는 중·장기 금융 인프라의 재편

by 꽃돼지 후니

올해 국내외 자본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하나로 압축하자면 단연 ‘토큰화(tokenization)’다. 이는 단순히 암호화폐 가격 반등을 의미하는 단기 트렌드가 아니다. 번스타인(Bernstein)이 지적했듯, 지금은 자본시장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토큰화 슈퍼사이클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토큰화(tokenization)는 더 이상 암호화폐 업계 내부의 실험적 개념이 아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번스타인(AllianceBernstein / Bernstein Research)이 바라보는 토큰화는 단기 테마나 유행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고부채·저성장 환경 속에서 자산운용 구조 자체를 바꾸는 중·장기 금융 인프라 혁신이다.

번스타인의 분석은 명확하다.
지금의 변화는 “가격이 오를까 내릴까”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이 어떻게 생성되고, 보관되고, 이동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과 디지털 자산 시장은 이미 바닥을 다졌다”고 평가하며,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15만 달러, 2027년에는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주목할 점은 이 예측이 가격만을 근거로 한 낙관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RWA), 예측시장, 에이전틱 결제가 동시에 확산되는 구조적 변화다.


토큰화는 ‘자산 클래스’가 아니라 ‘시장 구조’다

번스타인이 토큰화를 바라보는 핵심 시각은 이것이다.
토큰화는 새로운 자산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자산군의 경계를 허무는 시장 인프라의 변화라는 점이다.

전통 자산시장은 오랫동안 다음과 같은 한계를 안고 있었다.

높은 부채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수익률 하락

낮아지는 성장률과 유동성 불안

거래 시간·정산 지연·중개 비용이라는 구조적 마찰

번스타인은 이러한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고위험 고수익”이 아니라,
실물 기반 + 유동성 + 투명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구조라고 본다.
그리고 그 해법이 바로 토큰화다.


토큰화는 이미 ‘멀티 트릴리언 달러’ 시장이다

번스타인은 매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향후 5년 내 전 세계 머니서플라이의 약 2%가 스테이블코인·CBDC 등으로 토큰화될 수 있다고 추정
→ 규모로는 약 3조 달러

같은 기간 토큰화 전체 기회 규모는 최대 5조 달러
→ 명확한 “멀티 트릴리언 달러 시장”

RWA(실물·전통자산) 토큰화 TVL

→ 2025년 약 370억 달러, 2026년 약 800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 전망

특히 주목할 대목은 주식(Equity) 토큰화 비중이다.
현재 2% 수준에 불과하지만, 2026년에는 16%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토큰화가 채권·부동산을 넘어 자본시장 핵심 자산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6년, 토큰화 슈퍼사이클의 원년

번스타인은 2026년을 명확히 “tokenization supercycle”의 원년으로 규정한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맞물리기 때문이다.


1. 스테이블코인 공급의 폭발적 증가

2026년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약 4,200억 달러

전년 대비 56% 증가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B2B 결제, 플랫폼 정산, 에이전틱 결제까지 확산


2. 온체인 자본시장의 현실화

예측시장·파생 구조까지 온체인으로 이동

토큰화 국채, 온체인 MMF, 주식 토큰화 상품이 실제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


3. 글로벌 은행의 본격 진입

대형 은행들이 자체 블록체인·토큰화 프로그램 가동

전통 금융과 온체인 인프라의 ‘실질적 접속기’가 2026~2030년 구간에서 본격화


번스타인은 이 시점을 단순한 기술 도입기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가 교체되는 전환기로 본다.


어떤 자산이 먼저 토큰화되는가

번스타인의 분석은 자산별로 매우 현실적이다.

① 통화·캐시류
스테이블코인과 CBDC가 토큰화의 출발점이다.
이는 온체인 예금, 결제, 정산 인프라의 핵심 레이어로 기능한다.


② 안전자산·단기채
토큰화 국채(T-bills), 온체인 머니마켓펀드는
이미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입증한 첫 RWA 사례다.


③ 프라이빗 마켓·부동산·사모펀드
유동성이 낮은 자산군에서

분할 소유

24시간 거래

거버넌스 자동화

를 통해 구조 개선 여지가 가장 크며 중기적으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영역으로 평가된다.


왜 지금인가

번스타인은 토큰화의 배경으로 거시 환경을 명확히 짚는다.

고부채 구조의 고착화

인플레이션과 실질 수익률 저하

탈세계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한 성장 둔화

이 환경에서 전통 자산은 “안정적이지만 비효율적”이 되었고 토큰화는 이를 유동성과 효율성으로 재구성하는 수단이 된다. 즉, 토큰화는 투기의 산물이 아니라 저성장 시대의 필연적인 자본시장 진화라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토큰화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토큰 가격”이 아니라 인프라 기업에서 찾는다.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Robinhood, Coinbase, Circle, Figure 등을 제시한다.

기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예상된다.

- 토큰과 토큰화 자산에 대한 전략적 비중 배분이 정당화되는 구간 진입

-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온체인 실물자산이 기존 채권·부동산·사모를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리밸런싱 진행


결론: 토큰화는 다음 금융의 기본값이다

번스타인의 메시지는 일관된다.
토큰화는 단기 사이클이 아니라, 2020년대 후반을 관통하는 구조적 변화다.

스테이블코인, CBDC, RWA 토큰화는 글로벌 자산운용과 은행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는 축이 되고 있다.

2026년은 정점이 아니라 가속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숫자와 구조로 증명되고 있다.

이제 자본시장은 묻는다.
누가 토큰화된 금융 인프라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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