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토큰화 트렌드

자본은 ‘온체인 결제 레일’을 따라 움직이고 있다

by 꽃돼지 후니

큰증권(STO)의 발행과 유통이 “법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한국 자본시장에선 오랫동안 ‘기다림의 언어’였다. 그런데 그 기다림이 끝났다. 국회가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며, 분산원장을 법적 효력이 있는 증권계좌부로 인정했고, 토큰증권 방식의 증권 발행과 증권사를 통한 투자계약증권 유통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한다.
“이제 드디어 STO 시장이 열렸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절반만 본 것이다.

이번 변화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다.
자본시장의 ‘상품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자본이 흐르는 ‘관(管)’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관을 바꾸는 핵심은 단순히 블록체인이 아니라, 블록체인 위에서 결제까지 연결되는 레일(rail)이다. 즉, 스테이블코인 결제 연계가 붙는 순간부터 ‘자산토큰화’는 투자 트렌드를 넘어 자본의 이동 방식 자체가 된다.


1) “블록체인”이 아니라 “공식 장부”가 핵심이다

토큰증권은 새로운 자산이 아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규정되며, 규율 또한 기존 증권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인가 없는 중개는 불법이고, 공모라면 신고서·공시 의무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시장이 술렁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분산원장을 ‘공식 장부’로 인정했다는 점이다.

이 한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종이나 중앙집중식 장부 없이도

발행(issuance)–보관(custody)–유통(trading)–정산(settlement)의 핵심 기록이

온체인(분산원장)에서 법적 효력을 갖는다.

즉, 자본시장이 “블록체인을 실험해도 되는가”의 단계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장부를 제도권 인프라로 편입시키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그 결과, 시장의 최대 수혜 후보로 증권사(유통플랫폼·인프라 보유자)가 지목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자본시장은 언제나 “상품”이 아니라 “유통”이 힘을 가진다. 유통을 장악한 곳이 수수료를 가져가고, 거래 데이터를 축적하며, 다음 금융상품을 파생시킨다.


2) 자산토큰화는 ‘새 투자상품’이 아니라 ‘새 자본시장 레이어’다

많은 사람이 STO를 미술품, 한우 같은 조각투자 이미지로만 떠올린다. 사실 초기 국내 시장이 비정형 자산에 집중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제도화가 지연되며 투자자 관심이 식고, 스타트업 다수가 중단한 경험도 있다.
그래서 지금 시장의 과제는 선명하다. “수익성 높은 기초자산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어떤 자산이 토큰화에 가장 먼저 ‘적합’해지는가?”

토큰화는 “새로운 자산을 만드는 기술”이라기보다, 기존 자산의 발행·유통·정산 구조를 효율화하는 방향으로 먼저 자리 잡는다. 이 흐름이 본격화되면, 토큰화는 하나의 상품군이 아니라 자본시장 레이어(층)가 된다.

이 레이어가 커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발행 측면) 자금을 더 빨리, 더 싸게, 더 잘게 조달할 수 있고 (투자 측면) 접근성이 높아지고, 거래 가능성이 커지며 (인프라 측면) 정산과 배분이 자동화되면서 비용이 떨어진다.

자본은 늘 비용이 낮고, 속도가 빠르며, 규율이 명확한 곳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자산토큰화 트렌드”의 본질은 기술 유행이 아니라 자본의 비용 구조 변화다.


3) 1차·2차·3차 파도: 토큰화는 ‘현금흐름의 표준화’ 순서로 간다

자산토큰화가 실제로 시장을 바꾸는 과정은 감성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인 시퀀스를 따른다. 저는 이 흐름을 아래처럼 본다.


(1) 1차 파도: 부동산·에너지·인프라·프라이빗 크레딧

가장 먼저 터지는 곳은 “실물자산을 많이 가진 주체”와 “CAPEX가 큰 산업”이다.
왜냐하면 토큰화의 첫 번째 효용은 자본조달의 효율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단위 수익권을 토큰증권화하면 배분·보고·2차 유통이 구조적으로 쉬워진다.

프라이빗 크레딧(사모신용)과 고정수익 기반 자산은 현금흐름이 비교적 예측 가능해 토큰화 친화적이다.

이 단계에서 토큰화는 “새로운 자산”이 아니라 “새로운 포장”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포장이 표준이 되는 순간, 조달비용이 구조적으로 낮아진 산업이 생긴다. 그 산업은 결국 경쟁에서 앞선다.


(2) 2차 파도: 비상장·R&D·IP·문화콘텐츠

다음은 “미래 현금흐름”의 토큰화다.
비상장 지분, 전환사채, R&D 프로젝트, 로열티 수익권 같은 영역은 기존에도 거래가 있었지만, 비표준성과 정보 비대칭 때문에 유통이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토큰화는 여기서 ‘부분 소유’보다 더 중요한 것을 만든다.
현금흐름의 ‘추적 가능성’과 ‘배분 자동화’다.

누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참여했는지

어떤 매출·정산 이벤트가 발생했는지

그에 따라 누구에게 얼마가 배분되는지

이것이 표준화되면, 시장은 그때서야 “투자상품”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로 확장된다.


(3) 3차 파도: 개인·소규모 실물 및 지역 프로젝트

마지막 파도는 가장 넓고, 가장 깊다.
개인과 소상공인이 가진 자산과 프로젝트가 시장에 연결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토큰화는 단순히 투자 접근성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참여자 구조’를 바꾼다.
대형 기관 중심에서, 다층의 개인·지역·해외 투자자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4) 3단계 이후, 진짜 게임이 시작된다: “결제 레일”을 누가 쥐는가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3차 파도를 ‘끝’으로 본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3단계까지는 “무엇을 토큰화할 것인가”의 질문이 중심이다.
3단계 이후는 질문이 바뀐다.

“토큰화된 자산이 어떤 결제 수단과 정산 방식으로,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는가?”

여기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코인이 아니라,
자산토큰화 생태계에서 결제·담보·프로그래머블 머니 인프라로 작동한다.

만약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이 동일한 블록체인/연결된 레이어에서 발행·유통된다면, 구조는 이렇게 바뀐다.


(거래) 스테이블코인으로 토큰증권 매매

(정산) T+0 또는 초단기 정산에 준하는 속도

(배당/이자) 스마트컨트랙트 기반 자동 배분

(담보) 토큰증권을 담보로 온체인 대출·레포·파생 확장

이 순간부터 프레임이 변한다.

“토큰증권 = 투자상품”이 아니라
“토큰증권 + 스테이블코인 = 온체인 자본시장 + 결제망”

자본은 결국 결제를 따라 움직인다.
정산이 빨라지면 회전율이 오르고, 회전율이 오르면 유동성이 붙고, 유동성이 붙으면 파생이 만들어지고, 파생이 만들어지면 시장은 한 단계 더 커진다.

자산토큰화의 본질은 ‘자본의 회전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5) 앞으로의 승부처: “기초자산”보다 더 중요한 것들

물론 기초자산은 중요하다. 수익성 높은 자산 발굴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지적은 정답이다.
하지만 기초자산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3단계 이후 시장에선 다음 요소가 더 치명적이다.


신뢰의 표준(평가·공시·감사·리스크 관리) - 정보 비대칭이 큰 자산일수록 토큰화는 실패한다.
토큰화는 투명성을 ‘가능하게’ 할 뿐, 투명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유통 설계(시장조성·가격발견·2차 거래 규율) - 유통이 설계되지 않으면, 토큰은 ‘거래가 안 되는 증권’이 된다. 증권사 인프라는 여기서 결정적이다.

정산·결제 레일(스테이블코인·원화 토큰·브릿지 구조) - 결제 레일이 연결되는 순간, 자본은 국경을 낮춘다. 특히 글로벌 자본은 “규율이 명확한 결제 레일”에 민감하다.


토큰증권 법제화는 출발선이다. 한국에서도 2027년 1월 시행을 예고하며, 민관 협의체가 2026년 2월 출범할 예정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일정의 의미는 단순히 “제도가 생긴다”가 아니다.
자본이 온체인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식 통로’가 열린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통로에 결제 레일이 붙는 순간, 세상은 이렇게 변한다.

자산은 쪼개져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회전하며 축적되는 방식이 바뀐다.

금융상품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정산·배분·담보·파생이 자동화된 구조로 재편된다.

시장의 승자는 “토큰을 발행하는 곳”이 아니라,유통·정산·결제의 표준을 잡는 곳이 된다.


자산토큰화 트렌드는 유행이 아니다.
자본이 흘러가는 방향의 변화다.

자본은 이미 움직이고 있고 핑거도 결을 같이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이 시장은 기술이 앞서 있었고 제도가 따라오지 못한 시간이 길었다.
그리고 그 시간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기업들이 있다.

주식회사 핑거 역시 그중 하나다. 핑거는 2017년 ICO를 시도했고, 2021년에는 STO 발행과 유통까지 실제로 진행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했고, 구조적으로도 앞서 있었지만, 결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법제화의 부재였다. 당시 STO는 “해도 되는 것 같지만, 확실히 되는 것은 아닌” 회색지대에 있었다.

성과를 내기에는 제도가 없었고, 확장하기에는 규율이 불분명했다.
그래서 많은 시도들이 실험으로 남았고, 사업은 수익 이전 단계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핑거는 물러서지 않았다.

공공, 금융, 일반 산업 전반에서 블록체인 기반 POC를 다수 수행했고, 국내에서는 드물게 신원확인(DID) 분야에서 독보적인 솔루션을 구축했다.

국내 모바일 신분증 사업

지자체 인증 사업

법제화 이전임에도 다수의 공공·금융 프로젝트 참여

블록체인 공공 바우처 사업처 등록

한국은행의 CBDC 사업 등등


제도가 없던 시기에도, 핑거는 “쓸 수 있는 블록체인”을 증명해왔고 관련 특허와 기술백서도 지속적으로 축적했다.
투기나 유행이 아닌, 실제 행정과 금융,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기술을 축적해온 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바뀌었다.

STO 법제화는 이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
이제 블록체인은 실험이 아니라, 공식 장부다. 토큰증권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자본시장 상품이다.

그 결과, 핑거를 둘러싼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

통신사

유통 및 제조 기업

전력 기업

플랫폼·서비스 기업 등

각 산업에서 STO·자산토큰화 컨소시엄 제안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을 ‘검증해보자’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어떻게 같이 시장을 만들 것인가”의 단계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변화는 에너지와 탄소 크레딧 영역이다.

에너지 인프라, 탄소 감축 프로젝트, 지역 기반 사업은 그 중요성에 비해 자본 접근성이 낮았고, 구조가 복잡해 늘 소외되어 왔다.

그러나 자산토큰화와 STO,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결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프로젝트 단위 자금조달

투명한 수익 분배

참여 장벽이 낮아진 투자 구조

지역과 개인까지 연결되는 자본 흐름


기술은 결국 자본이 닿지 않던 곳에 자본을 연결하는 도구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소외됐던 계층이,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기술 기업으로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이 더욱 감사하다.

너무 빨라서 인정받지 못했던 시간, 제도가 없어 설명해야 했던 시간, “왜 지금 이걸 하느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아야 했던 시간들이 이제서야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토큰화의 본질은 새로운 투자상품이 아니다. 자본의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흐름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온체인으로, 결제 레일을 따라, 더 빠르고, 더 투명하고, 더 넓은 방향으로.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이 변화를 “설명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직접 연결하고 설계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핑거는 오래전부터 이 질문에 답해왔다.
이제는, 그 답을 제도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지금 이 변화는 충분히 의미 있고, 지금이라도,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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