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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Sep 02. 2022

클레오파트라 커튼 치고 청국장 먹기

신선한 가을 그리고 사장의 수다


청국장, 잡곡밥, 삼치구이, 달걀장조림, 콩나물, 생깻잎, 과일 그리고 샐러드

오늘 사장의 아침 식탁입니다.

사장은 원래 한식 파입니다. 순댓국, 감자탕, 동태탕, 아귀찜, 부대찌개와 같은 짙은 메뉴에서부터 산채비빔밥, 칼국수, 회냉면과 같은 맑은 메뉴에 이르기까지 한식을 참 좋아해요.  


병원에서 일주일 내내 거의 백반 차림의 한식만 먹다 보니 퇴원하고 나서 한 이틀간은 아침식사를 양식으로 차렸는데 '더는 못하겠다' 싶어서 며칠 걸러서 다시 준비하려 합니다.

입원 당시의 병원 식단에 준해 차린 식단입니다

하루 종일 누워있으면 허리가 아파서 쉬는 틈틈이 일어나 몇 가지 만들어 놓은 반찬으로 아침 식탁을 차렸습니다.  온종일 '다음 끼니는 무얼 먹을까' 하는 생각으로 골똘하니 정말 먹는 것에 진심인 것 맞죠?

청명한 가을 하늘, 신선한 바람이 말할 수 없이 좋은 계절이네요. 에어컨, 선풍기 모두 끄고 문만 열어두면 아주 쾌적한 상태로 글도 쓰고 책도 볼 수 있어요. 이맘때쯤 학교 가을 행사들도 많이 하던데 오늘은 바로 옆 세종대에서 큰 야외 행사를 하는 모양입니다. 아침부터 천막을 설치하고 탁자를 옮기면서 분주한 모습이에요. 일일 알뜰 장터 같은 거였으면 너무 좋겠는데....


장터 구경 정말 좋아하거든요. 약장수 약 파는 것도 재미있고, 광 나는 수세미 구경하면 거의 넋을 잃고 봅니다. 귀가 얇아서 어쩌다 하나씩은 사서 들고 오기도 하죠.


아이가 세 살 때였나, 동네 어르신들 상대로 하는 건강기구 판매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세상에 물건 파시는 분이 말을 얼마나 잘하던지 정말 혼을 쏙 빼놓는 기술이었어요.


저도 말로 돈 버는 아나운서란 직업을 십 수년 가져왔지만 그렇게 청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기술은 죽었다 깨 나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하나씩 주는 치약이며 수세미도 짭짤해서 주는 대로 받으며 끝까지 눌러앉아있다가 "이제 다 끝났으니 그만 가시라"는 짜증 섞인 핀잔도 들어본 적 있습니다. 옛날 얘기네요.

이 바람 좋고 선선한 것도 아마 한 달 반 정도밖에 가지 않을 것 같지요? 곧 히터를 켜야 할 때가 올 텐데 이 계절이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어요. 단, 문을 열어 놓으니 어제는 말벌이랑 귀뚜라미가 홀에 들어와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실커튼이라도 달아 두었어요. 무언가 흔들리면 곤충들이 도망갈 것 같아서 쳐 봤는데 효과 만점이네요.


 너무 번쩍번쩍, 치렁치렁한 것이 '클레오파트라가 자장면 시켜 먹을 때나 치면 딱 좋을 커튼'이라고, 구매 실패라며 툴툴 댔던 커튼인데 오늘은 제가 클레오파트라 커튼 치고 청국장을 먹었네요. 사장 클레오파트라 되는 건가요?

바로 작년 오늘, 화장실 도어 손잡이를 교체하고 번호키를 달았어요.

오늘은 화장실 도어록의 첫 번째 생일이기도 합니다. 작년 9월 2일에 정확히 새로 교체했거든요. 일 년을 고장 없이 잘 일해주어 다행이었어요. 디지털 기기는 한 번 고장 나면 수리비도 비싸서 은근히 걱정을 했거든요.


 화장실을 잠가 두는 것이 야박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휴지를 통째로, 방향제랑 알코올도 통째로 가져가시는 그 어떤 분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어록을 달았지요. 오가다가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선의(?)'의 이용자분들에게는 편의를 흔쾌히 제공하니까요.


하루 종일 쉬고 눕고 먹는 게 전부이다 보니 모든 기운이 입으로 가나 봅니다. 일도 안 하는데 무슨 수다는 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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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9/10까지 임시 휴업

•전석 예약제 운영(캐치테이블, 네이버)

•저녁 8시 이후  하우스 콘서트 (랜덤)

•기념일, 프로포즈 이벤트

•소셜 다이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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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I Dine I Concert I Ev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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