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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Jul 29. 2021

[갈치조림] 매콤 칼칼 밥도둑

남대문 시장에 가면 유명한 갈치조림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양은 냄비나 뚝배기에 맵고 짜게 조려주는 갈치조림을 1인분도 주문해 먹을 수 있지요. 20년 전만 해도 1인분에 5천 원이면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많이 올랐습니다.

1인분에 고작 2~3개의 작은 갈치 토막이지만 국물도 맛있고, 함께 조려진 무도 맛있어서 밥 한 공기 비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요즘도 남대문 시장 근처에 나가면 일부러 들러서 갈치조림을 먹고 오곤 하는데요. 갈치조림을 먹다 보면 주부 초년병 시절, 길거리에서 떨이로 파는 ‘5천 원에 한 무더기 갈치’를 사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버렸던 기억에 빙그레 웃음을 짓게 되기도 합니다.

생선과 과일은 좀 비싸더라도 실하고 좋은 것을 사야 한다는 '진리'를 몰랐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생선을 맛있게 조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가장 올바른 정답은 '싱싱한 생선'으로 요리하는 것입니다. 물이 좋은 생선은 구워도, 조려도, 튀겨도 어떻게 조리를 해도 맛이 없을 수가 없으니까요. 반대로 선도가 떨어지는 갈치는 그 어떤 양념을 잔뜩 입혀서 조리를 해도 누구의 젓가락도 가지 않는 음식이 되고 마는 것이겠지요.

잘 생긴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이른바 '원판 불변의 법칙'이 갈치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료(4인분)
갈치 4토막, 무 1컵(나박 썰기), 감자 2개, 대파 1개, 양파 1/2개, 붉은 고추 1개, 풋고추 1개

양념장
된장 1 큰술, 고추장 2 큰술, 고춧가루 2 큰술, 다진 마늘 2 큰술, 설탕 1 큰술
액젓 1 큰술, 맛술 2 큰술, 멸치 국물 1.5컵, 생강즙 2 작은술


만드는 법
1. 6-7cm 길이로 토막 낸 갈치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2. 무는 나박하게 썰고, 감자는 세로로 넓적하게 4등분 하고, 고추와 대파는 어슷하게 썰고, 양파는 굵게 채 썬다.
3. 위의 분량대로 양념장을 잘 섞어 준비해둔다.
4. 냄비에 무와 감자를 깔고 갈치를 올린 다음 고추, 양파, 대파를 넣고 조림 양념을 붓고 졸인다. 일단 국물이 끓으면 약불로 줄이고 국물이 1/3 가량 줄어들 때까지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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