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이 제철인 가을, 고소한 굴 전에 막걸리 한 잔 어떠세요?
식당에 가서 두 가지 메뉴 중 '무엇을 먹을까? '하는 고민은 맛을 보는 그 자체에 버금가는 큰 즐거움입니다.
언제인가부터 자장면 반, 짬뽕 반의 '짬짜면' 이란 기발한 메뉴가 등장하면서 '자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의 고민은 명쾌하게 해결이 되었는데요.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은 물냉면과 회 냉면 그리고 아귀탕과 아귀찜,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의 사이에서 행복하고도 어려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욕심 같아서는 반 씩 섞어 두 가지를 다 맛볼 수 있는 '반반 메뉴'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아직 그렇게 메뉴를 섞어 판매하는 곳은 중국집을 제외하고는 보기 드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다음번에는 이 집에 와서 반드시 00을 먹어봐야겠다고 혼자 속으로 다짐을 하곤 합니다.
비가 초작 초작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따끈한 파전 역시도 그러한 메뉴 가운데 하나예요.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콤한 낙지볶음이나 굴 무침에 입맛을 다시다 가도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탱글 한 식감으로 유혹하는 굴 파전을 보면 다시 마음이 약해집니다.
그런데 어쩌다 굴 한두 봉지를 사 오게 되는 날이면 이런 고민을 단박에 해결할 수 있어 참 좋습니다. 한 봉지는 무채 싹싹 썰어 매운 고춧가루에 묻혀 새빨간 굴 무침을 만들어 보고요, 남은 한 봉지로는 냉장고 속 채소를 함께 넣어 담백하고 고소한 굴 파전을 부칠 수 있으니까요.
이밖에도 굴 한두 봉지면 굴밥, 굴 떡국, 굴국, 생굴회 등 다양하고 푸짐하게 식탁을 차릴 수 있으니 굴이야말로 주부를 '요술공주 지니'로 만들어 주는 마법의 램프와 같은 식재료라고 할 수 있겠지요?
굴 전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재료(3-4인분)
굴 1 봉지, 쪽파 1단, 달걀 1개, 부침가루(밀가루) 2컵,
물 1.5컵, 양파 1/2개, 청, 홍고추 1개씩, 기름 적당량
초간장(간장 4 큰술, 식초 1 큰술)
만드는 법
1. 생굴은 소금물에 살살 흔들어 씻어 불순물을 제거한 후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하고 쪽파는 한 입 크기로, 양파와 고추는 채 썰어 준비한다
2. 커다란 그릇에 밀가루(부침 가루)와 물, 1의 재료를 고루 섞어 잘 개어 놓고 달걀은 따로 풀어 달걀 물을 준비해둔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2의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올려 중 불에서 한쪽 면을 익혀내고
4. 어느 정도 익으면 풀어놓은 달걀 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굴 파전의 표면에 골고루 묻혀주고
5. 뒤집어 굴 파전의 양쪽 면이 노르스름하게 익도록 불 조절을 해 가면서 익혀낸다.
6. 초간장을 곁들여 내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