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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Aug 15. 2021

식당 인테리어를 시작하며... ②

건축 설계하시는 분들을 향한 무한한 존경을 담아

없는 실력 총동원해 만들어 본 집기 배치 예상도입니다

식당 인테리어를 시작한 지 오늘로 정확히 보름째입니다. 40평 가까운 공간을 전부 철거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과정을 겪어내자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이 듭니다.  


철거에서부터 시작해서 어제 끝난 바닥 에폭시 공사에 이르기까지 숨 쉴 새 없이 달려왔지만 아직도 전기증설, 집기 구입, 조명, 닥트공사 등 해야 할 일들이 끊임없이 쌓여있어요. 지금 운영하고 있는 식당의 집기 중 일부도 다음 주에는 이사를 해 와야 하는 것도 큰일이고요.

이 사진을 배경으로 파일을 잘라붙여 위의 배치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잠시 이삿짐을 챙기다가 식후 휴식시간도 가질 겸 노트북 앞에 앉아서 새로 오픈할 식당에 들일 집기의 배치도를 만들어봤습니다. 자세히 보면 잘라다 붙인 사진 파일들이 조악한 모습으로 편집되어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 '작품'입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3D 도면으로 브리핑해 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제가 섭외한 업체에서는 그런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기에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 원스탑으로 맡아 설계부터 마감까지 담당해주는 업체를 만나면 몸은 편한대신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에 저는 일 꼼꼼히 잘 해주시는 동네 설비업체 사장님을 모시고 설계부터 집기 구입까지 직접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그냥 다 맡길걸 이 고생을 왜 한다고 했나' 하면서 후회도 잠시 하긴 했습니다만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제 손길과 마음이 하나하나 닿은 가게를 꾸밀 수 있는 점에 점수를 주기로 했습니다.

요즘은 프로그램이 잘 나와서 명함과 간판 디자인도 직접 가능합니다.막상 만들고 보니 바탕색이 좀 탁하고 글자 배치에서 아마추어 냄새가 많이 납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하면서는 남들도 그러하듯이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작성해야지 하고 마음먹었지만 보름 동안은 정말 역부족이었습니다.

  글은커녕 설비하시는 분들이 보내는 문자, 카톡 확인하는 것도 겨우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정신이 없었습니다. 정말이지 보름이 하루처럼 지나갔어요.


  머릿속에 그려놓은 그림을 설비와 자재를 이용해서 실제로 구현해놓는다는 것은 정말 경이로운 일이란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건축설계하시는 분들을 향해 새삼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그 많은 전선이며 설비, 게다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인텔리전트 빌딩 같은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해 내는 것인지... .  (애초에 수학 실력은 바닥이라 문과를 택했지만 정말이지 이과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천운이었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바로 옆 면이 커다란 디자털 시계가 달린 세종대 AI관입니다. 벽시계가 필요 없어요

 늦어도 보름 후 정도면 맨 위 예상도와 비슷한 실제 홀 모습이 구현될 겁니다.  피아노도 다음 주면 들어올 것이고, 9월 말쯤 예상하고 있는 실내악 콘서트 레퍼트와(repertoire)도 어느 정도 선곡을 마친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메뉴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니 큰 그림은 그려진 셈이지만, 혼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양쪽을 병행해서 일을 만들어나가자니 때로는 멘붕 상태를 겪기도 하네요.


게다가 다음 주에는 백신 접종까지 마쳐야 해서 마음의 무게가 더합니다.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발걸음을 더 재촉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제 눈앞에 펼쳐질 새 식당의 모습은 과연 맨 위에 올린 사진과의 싱크로율이 얼마나 될까요?  쿠팡에서 주문한 택배를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마음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기다려집니다.

엄마 힘내라고 작은 딸이 직접 그려서 보내 준 그림들입니다.  사랑이 많은 딸 덕에 힘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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