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위에 포도 없고, 포도 밑에 포도 없다

한여름 뙤약볕을 받아내고 결실을 맺은 대견한 포도

by La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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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주인집 마당 담장에 포도가 영글었다. 매일 지나다니면서도 넝쿨이 있는 줄도 몰랐던 것.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아서 당도도 변변치 않을 것이고, 까베르네 소비뇽이며 메를로같이 그럴듯한 이름을 지닌 근사한 품종도 아니지만, 낡은 담장 한편에서 한 여름 뙤약볕을 받아내며 고생했고 인내의 열매를 맺어낸 모습을 보니 마음이 한편이 찡하다.


'그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너 또한 참 소중하고 대견하다.' 포도는 다 같은 포도일 뿐....


매장 진열대에 줄 서 있는 값나가는 와인들보다 주인집 담장의 못난이 포도알에 마음을 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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