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 Muse Jun 18. 2021

나의 네 번째 양갈비구이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요리가 되기를

그린 페스토와 트러플 매쉬드 포테이토를 곁들인 양갈비구이(Grilled Rack of Lamb with Green Pesto and Truffle Mashed Potato)


양의 갈비 중에서 가장 연하고 맛있는 램 랙 (Lamb Rack)을 잘 손질해서 다듬은 부위를 프렌치 랙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바로 그 프렌치 랙을 사용해서 양갈비 구이를 만들었어요.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꽤 계신데요. 12개월 이하의 어린양 (Lamb)의 고기를 사용하면 냄새 걱정 없이 연하고 맛있는 양고기를 드실 수 있습니다.   신선한 허브와 소금, 후추 정도로만 밑간을 해도 충분히 맛있으니까요.

서양에서는 민트 젤리를 많이 곁들는데요. 저는  아르굴라와 제철 참나물을 이용해 만든 그린 페스토, 그리고 매콤한 맛을 내는 고추냉이, 양 꼬치구이 식당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양 꼬치 시즈닝으로 골라봤습니다.  아무래도 양 꼬치 요리에 익숙한 고객들이 많을 것 같아서 친숙한 양념을 준비했요.

제가 양고기를 처음 맛본 것은 16년 전 홍콩에서 거주할 때였는데요. 주룽반도에 있는  몽콕 재래시장에서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는 야시장이 열릴 때, 아주 저렴한 가격에 칭따오 맥주와 함께 양 꼬치를 먹어본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때에는 닭꼬치를 먹는 기분으로 아주 가볍고 편하게 안주 삼아 맛있게 먹었었구요.

 이후 지인의 초대로 홍콩 아일랜드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양 갈비구이 (지금 생각해 보니 아마도 프렌치 랙 구이였던 것 같습니다.)를 먹어 봤는데 이날은 말로만 듣던 민트 젤리 함께 제대로 잘 차려 요리였습니다.


그러나 좀 어려운 자리였던 데다가 호텔 레스토랑이라는 긴장된 분위기 탓이었던지  음식이 크게 맛있었다는 기억은 잘 나지 않구요. 다만 접시에 담긴 모양새, 그러니까  플레이팅이 무척이나 근사했던 것이 인상 깊게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때 맛보았던 두 번의 양고기 맛이 모두 기억에 남아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먼저 양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을 찾아봤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양고기 식당이 흔치 않았었구요. 어렵게 찾은 곳이 성수동에 있는 '조기천 양고기'란 곳이었습니다. 이곳은 숯불을 피우고 불판을 올려 양고기를 구워 먹는 식당이었는데 , 나중에 된장찌개까지 추가해서 정말 잘 먹었던 기억입니다. 아직도 영업을 하시는지는 모르겠네요.


자,이제 제가 식당을 내서 양고기를 판매하게 되었는데요.  '어떤 부위로 어떤 맛을 내서 어떤 소스와 함께 올리면 고객분들이 가장 만족해하실까?'하는 고민이 아주 큽니다.  

가장 맛이 좋다는 프렌치 랙 부위를 골라 직접 기른 로즈메리, 세이지, 타임 등 허브를 넣고 맛있게 조리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많이 긴장되고 또 한 편 많이 기대도 됩니다.

좀 더 새롭고, 양 갈비에 딱 어울리면서 한국 사람의 입맛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소스는 어떤 것이 있을지는 계속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롭게 판매되는 양 갈비구이는 어쩌면 저에게 네 번째 '양갈비 구이'가 되는 셈인데요. 지금껏 제가 맛보아 왔던 그 어떤 양 갈비보다 맛있는 '바로 그 맛, 딱 그 맛'이 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몽콕의, 호텔 레스토랑의, 성수동의 양갈비가 제게 그랬듯이  제 요리도 누군가에게 기억과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말이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