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memike Sep 16. 2020

공간에 관하여

첫번째 이야기 

건물이라는 단어가 건축이라는 단어에 비해 무언가 결여된 듯 느껴진다면, 
그것은 몸이라는 단어가 춤이라 단어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을 것이다. 
건축은 건물과 건물의 행동반경을 포함한다.


                                                                                SPACE magazine, FHHH Friends 한승재의 말 중에서…





건축을 공부하지만 아직 건축을 해본 적도 없으며, 건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 학기의 워밍업 프로젝트로 파빌리온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마감 당일 크리틱을 하러 오신 교수님은 제가 만든 파빌리온을 보며 이건 공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공간이라는 것은 내부가 있어야 하며, 최소한의 벽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벽’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공간은 벽이 있어야 완성되는 것인가. 공간은 무엇인가. 건축은 공간을 다루는 것인데, 그렇다면 건축은 무엇인가. 살아가면서 스스로 답 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비어 있는 공간을 점유합니다.


공간‘빌 공’(空)자에 ‘사이 간’(間)자를 씁니다. 말 그대로 ‘무엇’과 ‘무엇’ 사이의 비어 있는 것, 그것이 공간이라는 김광현 교수님의 말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창하게 ‘공간’에 대해 정의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겠습니다. 



작은 가구에서부터 기둥, 지붕, 그리고 벽까지 모두 ‘무엇’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무엇’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땅에 놓이는 순간, 그 무엇은 텅 빈 대지에, 주변에, 그리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합니다 공간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관계의 가능성을 담을 뿐입니다. 때문에 공간의 영역은 실체 그 이상으로 확장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