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메인 요리가 되고 싶은 디저트

by 달빛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은 다른 학교에 비해 어렵지 않았습니다. 학군지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미 글쓰기에 능숙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소재를 던져준 후, 글 다듬는 법을 알려주는 것 정도였습니다.


‘나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에 대해 학생들이 쓴 에세이를 읽던 중이었습니다. 사춘기답게 학생들의 태양은 부모, 가족, 친구 등이었습니다. 그중 눈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선생님. 늘 자신의 곁에 있는 이는 선생님이라고 하는 한 학생의 글을 읽어 내려가며, 교사인 스스로를 되짚어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이어졌습니다.


‘이 사람은 밤늦게까지 나의 공부를 살펴준다.’

‘이 사람은 몇 년간 나와 함께 해왔다.’


글을 끝까지 읽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글에서 나온 선생님은 ‘학원 선생님’이라는 것을요. 하루의 대부분을 학생과 함께 보내며, 때로는 밤늦도록 학생을 살필 수 있는 교사는 어쩌면 학원 선생님일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로 등교 수업이 멎은 시기에는 더더욱이요.


학원 공화국으로 불리는 곳. 이곳에서 학생들이 ‘선생님’하면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공교육 선생님이 아닌 사교육 선생님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에 대해 더욱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학군지 부임 3개월 차. 학교에서 저는 아이들의 배움을 돕고 끌어내는 것보다, 학생들의 성적을 공정하게 매기는 것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할 때가 많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 사이의 간극은 점차 벌어지고 있었지요.


영상을 만들고, 수업을 구상하며 최선을 다해 수업을 했지만, 어쩐지 계속 변두리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메인 요리는 학원이었고, 공교육은 디저트 정도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있어도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가 없는. 그래서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공교육 교사로서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을까, 라고 말이지요. 저는 맛있는 메인 요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진 출처: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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