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러기 May 11. 2021

함수와 순열을 공부해야 할 나이

대단한 시작은 없어, 시작이 대단한거지: <한달간 하루 10분 글쓰기 챌린지>

오늘의 생각거리: 내가 그리는 60대의 모습이 있으신가요?




저는 야학에서 고등학교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학생분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어르신이십니다.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은 83세이셔서 60대 학생분들은 꼬꼬마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오늘은 검정고시 합격자 발표일입니다. 저희 학교 학생분들도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하셨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도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합격하신 분들에게 한 분씩 축하 전화를 드리면서, 저의 노년기도 저희 학생분들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어르신들에게 고등수학을 가르친다고 하면 다들 ‘그런데 그 나이에 함수니 순열이니 그런 걸 배워서 어디다 쓰시는거야?’라고 묻습니다. 사실 우리 학생분들이 수학을 배우고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딱히 무얼 하시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83세 최고령 학생 등 몇몇은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학졸업장을 어디에 쓰겠다 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엔 배움이 한이 되어, 공부를 시작하셨고, 지금은 모두 배움 그 자체가 재밌어서, 배워서 조금 더 나은 내가 되려고 공부를 하십니다. 매일 밤 10시 반까지 3시간씩 공부하는 건 정말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요. 매일밤 그렇게 공부해서 중학교 2년, 고등학교 2년을 마친 저희 학생분들을 저는 정말 존경합니다.     


저도 그런 노년기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60대가 되고, 노인이 되어서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함수와 순열을 배워야 할 나이가 따로 정해지지 않았겠지요? 3차방정식이나 조합을 새로 배우는 60대이고 싶습니다.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고 노력하는 60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작은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