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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러기 May 22. 2021

위니 게스트하우스

대단한 시작은 없어, 시작이 대단한거지: <한달간 하루 10분 글쓰기 챌린지>

오늘의 생각거리: 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위니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합니다. 종종 위니호프와 함께 영업하기도 합니다.

위니라는 이름은 게하 주인장 이름을 땄습니다. 위니 게하 주인장은 위니 더 푸우 마니아입니다. 위니 게하를 방문하시면 봉제인형부터 피규어까지 100여 마리의 위니 더 푸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주인장이 20년 넘게 애지중지 모은 것들입니다.

먼저 위니 게하의 큰방을 소개합니다. 퀸사이즈의 침대에는 사시사철 거위털 이불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 좀 불편하시시더라도 주인장이 추위를 좀 타는 편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여름 이불을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늘 잊어버립니다.

침대의 발치에는 대형 푸우 인형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앉은키가 1미터는 족히 될만한 가장 크고 꼬질꼬질
한 푸우 인형은 나이가 스무 살이 넘습니다. 다른 인형들은 안고 자도 괜찮지만, 그 인형은 이미 많이 노쇠하니 눈으로만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맞은편 푸우 장식장에는 많은 인형들과 피규어가 있습니다. 선물 받은 것도 있고, 여행 갔던 먼 나라에서 데려 온 것도 있고, 어느 것은 버려진 인형을 데려와 수선한 것도 있습니다. 모든 푸우들에는 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니, 주인장에게 물어보시면 신이 나서 그들의 역사를 이야기해줄 것입니다.

작은 방에는 옷장과 책장이 있습니다. 옷장 아래 서랍에 있는 옷들은 손님 접대용입니다. 따로 잠옷을 가져오지 않으셨으면 대충 맞을 것 같은 옷을 골라 입으시면 됩니다. 책장에 있는 책들도 마음대로 골라 읽으셔도 되고, 숙박하는 동안 다 읽지 못하셨으면 빌려가셔도 됩니다. 책장 맨 아래칸에는 퍼즐들이 있습니다. 원하시면 원하시면 마음에 드는 퍼즐을 맞춰보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한 번 맞춘 퍼즐들을 그냥 처박아두는 편이라 먼지가 가득 쌓여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거실 한켠에는 이번 코로나 19 상황 이후로 생긴 홈오피스 공간이 있습니다. 책상은 사실 원래 책상이 아니라 퍼즐을 맞추던 제도판이었는데, 지금은 책상처럼 사용합니다. 원래 책상 위에는 노트북 하나만 놓여 있었는데 코로나 19가 1년 반 이상 이어지는 지금은 스탠드,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 매트, 간식 상자 등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혹시 재택근무를 해야 할 일이 생기시면 사용하시면 됩니다.

사실, 위니 게스트하우스 거실의 주용도는 친목 공간입니다. 그곳은 종종 위니호프로 변합니다. 주인장이 요리를 못해 안주는 늘 배달음식이지만, 절대 냉장고에 맥주는 떨어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신만큼의 맥주는 다시 채워놓는 것이 원칙입니다. 요즘 주인장이 기력이 떨어져 맥주 여러 캔을 사들고 오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위니게하 숙박료 맥주로 지불하시는 거 아시죠? 본인이 마시는 것보다 최소 한 캔은 더 사 오셔야 합니다. 그것이 위니 게하 냉장고에 맥주가 떨어지지 않는 비결이죠.

위니게하의 현관문 비밀번호, 와이파이 비밀번호는 냉장고 옆 게시판에 붙어 있습니다. 근처 배달 맛집 전화번호도 붙어 있고, 중국집 쿠폰들도 붙어있습니다. 주인장이 만든 게시판은 아닌데 언제부터 게스트들이 게시판에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가끔씩 현관 비밀번호를 너무 많은 사람이 아는 것 같다고 종종 게스트들이 비밀번호를 바꿔놓고 게시판에 메모해 놓고 가기도 합니다. 간혹 번호가 헷갈려 지문인식 도어록이 아니었다면 주인장도 집에 못 들어왔을 겁니다.  

위니게스트하우스는 제가 살고 있는 주거공간입니다. 사람들 오는 것을 좋아해서 저희 집은 게스트하우스나 호프집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많은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가끔 제가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날에도 친구들이 놀러 와서 주인장 없이 묵고 가고도 합니다. 주인장이 예약을 헷갈릴 때는 서로 다른 그룹의 제 친구들이 만나 서로 친해지기도 합니다.

제 집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위니 게스트하우스에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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