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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러기 May 26. 2021

love actually

대단한 시작은 없어, 시작이 대단한거지: <한 달간 하루 10분 글쓰기 챌린지>

오늘의 생각거리: 여러분의 인생영화를 소개해 주세요.



평소에 이런 비슷한 질문을 받으면 정말 감명 깊게 봤다고 꼭 보라고 추천하는 영화 몇 편이 있긴 합니다. 큰 감동과 교훈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았을 것만 같아 추천해서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들이죠. 하지만 오늘은 남에게 추천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제가 좋아하는 영화인 러브 액추얼리를 제 인생 영화로 꼽아보려고 합니다.


저는 보통 한 번 본 영화는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보지 않으며, 다시 보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앉아서 보는 편인데요. 이 영화는 텔레비전을 돌리다 영화를 하고 있으면 영화가 시작된 지 오래되었어도 리모컨 누르기를 멈추고 보게 됩니다. 제가 그전에 수십 번 보았기도 하고 사실 영화 내용이 가볍기도 해서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금방 영화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러브 액추얼리의 첫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전 제가 이 영화를 처음 극장에서 보았던 날을 기억하는데요. 무슨 일이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뭔가 약속이 틀어졌고, 몇 시간 정도의 시간을 때워야 해서 별생각 없이 혼자 극장에 가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극장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이 있었고 대부분의 영화가 매진이라 겨우 한자리가 남아 있던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좌석이 A1번, 극장 가장 구석진 곳에서 영화에 대한 아무 기대 없이 심드렁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는  “911,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에 부딪혔을 때, 그 비행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보낸 메시지는 증오나 복수의 메시지가 아니라 전부 사랑의 메시지였다.”라고 주연배우가 내레이션을 하며 시작됩니다. 그 메시지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지구 반대편에 있던 저도 911 사태를 TV 생중계로 보며 증오와 복수의 메시지를 퍼부었는데, 막상 저 안에 있던 사람들이 사랑의 메시지를 보냈었구나, 그런데 막상 나도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면 사랑한다고 보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영화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 내레이션이 나오는 첫 장면이 이 영화를 제 인생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는 그저 그런 시답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답지 않아도, 우리의 인생에 늘 함께 하는 사랑 이야기라서, 저는 이 영화를 좋아하나 봅니다. “love actually is all around.” 사랑은 사실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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