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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나 Mar 10. 2019

바다보다 숲

함께 산을 걷는 건 정말 로맨틱한 일이야


누군가 산과 바다 중에 무엇이 좋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바다를 고르는 아이였다.


바다 가까이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흔히 볼 수 있는 산보다는 시간을 내어 찾아야 하는 바다가 훨씬 특별한 느낌이 들어서다.

하지만 작년 뉴질랜드의 숲을 만난 후, 엄마 같은 숲의 평온함과 안락함에 새롭게 눈을 떴다.

바다로 유명한 제주에서도 굳이 숲길을 찾았던 이유.

“너네 나이 들어봐. 산이 참 좋아진다?”


10대의 혈기로 왕성했던 여동생과 나에게 엄마는 그런 말을 했었다. 그때는 어른들의 말이겠거니 하고 흘렸었는데.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된 만큼 그녀를 닮은 산이 더 좋아지는 지도.






함께 산을 걷는 건 정말 로맨틱한 일이다.


각자 어떤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해변과 달리, 산을 오르는 길은 한 방향뿐이기에 시선과 걸음이 멀리 떨어질 수가 없다. 게다가 함께 걷는 이와 지향점이 같다는 건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그래서 바다 건너 멀리 있는 그를 그리워하는 대신, 손을 꼭 잡고 걸었던 뉴질랜드의 따뜻한 숲길을 꺼내본다.



바다보다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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