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8번 질문 "당신은 언제 행복한가요?"
데이나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매니저로 쓴 뉴스레터의 도입부를 전재합니다. 스얼 매니저들의 이야기는 매주 뉴스레터로 찾아가며 스얼 브런치 매거진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saletter
얼마 전 즐거운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친구가 쓴 책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어요. 지인 모임은 아니었고요. 저도 팬의 한 사람으로서 티켓을 쟁취해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녀의 멋진 글만큼 준비도 특별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다 보니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을 사전에 써달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사람들이 모일지 상상했습니다. 자발적 방황이 주제인 만큼 그녀를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인생을 독립적으로 탐구해나가는 사람일 것 같더라고요. 그렇다면 그런 이들에게 딱인 제 질문 18번이 있거든요.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3요소는 무엇인가요?
기다리던 그 날이 되었고 도착해보니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만날 수 있어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한참 수다를 떨다 그 질문이 식사 자리에 나왔습니다. 한껏 기대가 되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다들 의외의 질문이라는 눈치였습니다. 그간 바쁘게 사느라 행복이라는 단어와 오랜만에 조우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조금씩 고민의 시간을 가진 후 네 명의 행복의 3요소를 차례차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술, 음악, 음식이라는 명쾌한 답부터 약간의 스트레스와 예민하게 행복을 느끼는 행복 천재와 함께 있을 때라는 흥미로운 답, 그리고 오랜 자취의 경험으로 채광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답까지 우리를 꺄르르 웃게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저는 질문자로서 답하는 그들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컸는데요. 행복한 순간을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타인의 행복의 순간을 듣는 중에도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같은 꿈을 꾸었거든요.
그 자리는 아쉽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 이후였어요. 식사를 함께한 이들의 후기에는 대부분 '행복의 3요소'를 다시 떠올리는 글이 많았거든요.
반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나에겐 이 질문이 항상 1번인가하고요.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도, 면접에서도, 심지어 소개팅에서도 참 많이 했던 질문이거든요. 다른 이들에게 항상 궁금한 것이라면 결국 그건 나에게 중요한 것이잖아요.
아마도 그 이유는 제 인생에서 한창 힘든 시기를 만났을 때 해결의 열쇠가 되어줬기 때문일 거예요. 왜 이렇게 내가 힘들까 하고 원인을 찾았을 때 운이 좋지 않아서 혹은 남이 잘못해서라는 핑계로 덮어둘 수도 있지만, 결국 제가 찾은 원인은 '나를 진정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는 것이었거든요.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그 답의 주인이 되어서야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언제 당신이 행복한지'는 제 18번 질문이 되었죠. 이게 좋은 게요. 한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단번에 알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한 주를 시작하는 오늘, 여러분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의 행복의 3요소는 무엇인가요.
- 지금 미소 짓고 있을 당신이 궁금한 데이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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