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에 자식 세대가 쓸 돈까지 열과 성을 다해 부채로 소비하는 미국이 1.4 수준에서 금융위기가 왔었다. 물론 우리보다 소득이 많고, 영혼까지 끌어 모아 소비하는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부채라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저축비율이 높고, 자산 대비 부채비중이 그리 크지 않을뿐더러, 작은 내수시장의 여건상 소비가 경제의 동력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더 높은 것은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때문 아닐까.
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현재 가처분소득 대비 어느 정도의 비율로 부채와 관련된 비용이 지출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미국은 금융위기 때 13%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고, 현재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은 점은 감안하면 부채의 축소로 인해 9%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우리는 같은 시기에 부채가 크게 감소하지 않았고, 가처분소득 대비 2.23 수준임을 고려하면 약 20% 안팎이 대출 이자로 지급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저금리 상황이 유지되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준다면 이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금리가 상승하고, 신용이 축소되어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가처분소득만으로 갚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때를 경계해야 한다. 게다가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고 있으며, 미국과 달리 대다수가 변동금리에 노출되어 있고, 금리인상 시기에 한계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그렇기에 가처분소득 수준으로 부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가는 대비가 필요하다. 아무리 전체 자산 대비 부채의 비중이 낮아도 비유동자산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막상 이런 시기가 도래했을 때, 엄청난 고통이 수반된 강제 부채 축소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땅덩이가 좁은 나라라도 소득의 증가속도보다 주택 가격 상승의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미국이 5배 수준에서 금융위기가 왔고, 살인적인 부동산 가격으로 소문난 영국이 8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서울의 14배는 과도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국민소득이 낮고, 국토면적이 좁아서 합당한 결과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를 앞질러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개인의 부채는 GDP 대비 191%로, 곧 200%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여타 국가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용이 분명 한 몫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무리 정부에서 부채의 총액을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디레버리징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에 강제적인 디레버리징이 일어날 경우 실로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기에 자산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서 과도한 빚을 낸 계층의 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금리인상 시기를 대비해 금리별로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비용이 몇 퍼센트가 되지는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가정 경제에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차근차근 줄여가는 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인구는 통계청 예상치를 근거로, 가구와 주택은 지난 20년 평균을 토대로 앞으로의 전망을 담아 보았다. 아직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출생률이 많이 떨어져 그 증가폭이 미미하고, 2028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인구가 곧 감소하기 시작하니 가구의 증가율이 지난 20년 평균에 미치지 못하겠으나,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계산했다. 또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반영하지 않고 20년 평균치를 반영했다.
아주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2030년이 되면 가구와 주택의 숫자가 거의 비슷해진다. 게다가 2028년부터 인구가 감소하는데,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시작된 30년 장기파동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겹치게 된다. 즉, 부동산 시장이 계속 상승을 이어갈 수 있는 긍정적 요인보다는 그 반대로 흐르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
현재 각 정당의 시장 후보들은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적극적인 공급정책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주택공급은 80만 호 플러스알파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곧 현실이 되는 인구의 감소로 인해 가구의 증가가 예상치에 못 미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 두 가지 변수를 고려하면 가구와 주택이 균형을 이루는 시점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당장은 집이 부족하기 때문에 오를 여지가 충분히 있지만, 매년 증가하는 세금으로 인해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기에 잠긴 매물이 시장에 점점 등장하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정부가 발표한 공급계획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분양이 이뤄진다면 2023~2025년 사이에 하나 둘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 보인다. 그렇기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리고 과도한 대출을 얻어 주택을 사기에는 위험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에 상관없는 실거주가 목적일지라도 금리인상을 대비해서 금리별로 금융비용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주택 가격은 10%만 하락해도 경제에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또한 호시절에 계획한 과잉공급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더라도 경제성장의 동력을 상실하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정부 정책과 시도 정책에서 엇박자가 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미래에 주택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