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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유투자자문 May 12. 2021

금리인상을 대비하자!


EBS 자본주의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상흔은 분명 아직 가시지 않았다. 자영업자들은 하루 확진자가 조금만 늘어도 노심초사 마음을 졸인다. 밤 10시 영업제한으로 그나마 조금 트였던 숨통이 언제 다시 조여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부모들은 수업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하는 아이들의 등굣길이 늘 걱정이다. 출근길 지하철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란 단어는 사치일 뿐이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꾼 사회적 변화에 사람들은 어느새 적응해가고 있다. 비록 방심하면 다시 감염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와 같은 삶일지라도, 예전의 당연했던 일상으로 언젠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또 하루를 버틸 수 있게 만든다. 마스크를 벗고, 있는 힘껏 원 없이 공기를 마시는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하며 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팬데믹 이후 삶이 더 팍팍 해졌다. 소득이 줄어서 대출로 연명하고, 어떻게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버티고 있다. 그런데 자산시장은 활활 타오른다. 실물경제가 피부로 느끼기에 개선된 것이 아니고, 실업률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자산시장은 타오르다 못해 불을 뿜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세계 각국이 공조해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찍어낸 결과 돈이 돈을 만들고 있다. 누군가는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판국에 또 다른 누군가는 날로 오르는 자산 가격에 흐뭇한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그렇게 팬데믹은 다시 부의 격차를 키우기 시작했다.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얼마 전, 신한은행에서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자면, 우리나라는 타국가 대비 비교적 통제를 잘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소득의 감소는 피할 수가 없었다. 가구당 소득은 전년대비 1.6% 감소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던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점은 소득의 하위구간일수록 타격이 컸다는 점이다. 1구간은 소득이 전년대비 3.2%나 감소한 반면 5구간은 불과 0.8%만 감소했다.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팬데믹이 소득의 감소를 유발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체 자산은 되려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전년대비 7.1%나 가치가 증가했는데, 여기서도 눈에 띄는 점은 1구간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4구간이 11.8%로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5구간과 2구간의 차이는 약 10배 넘게 벌어졌다. 코로나는 취약계층의 소득을 감소시켰으며, 반대로 5구간은 소득에 큰 타격이 없었는데, 부동산 자산이 크게 증가해 부의 격차가 극명하게 벌어졌다.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은행은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전 계층에서 부채가 1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위의 표에서도 소득은 줄었지만, 대출은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부동산 시장의 활황으로 대출을 안고 집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었기에 이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저소득층일수록 소득의 감소를 대출로 메우면서 저축의 여력이 줄고, 자산 가격 상승의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소득 상위 집단은 대출을 받아 자산을 취득해 가격이 상승하는 기쁨을 누린 반면, 소득이 낮은 계층은 대출로 생계를 연명하면서 부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특히 상위 20% 구간에 사람들은 팬데믹 속에서 되려 대출이 감소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관찰된다. 





자, 이제부터 신한은행 보고서를 토대로 한 발짝 더 깊숙이 들어가 볼 예정인데, 그전에 기준금리에 따른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장기 통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서 대출이 완화되는 시기에는 기준금리와 주담대의 차이는 적게는 약 1.3%에서 1.5% 수준이고, 반대로 이를 조이는 시기에는 약 2%에서 많으면 3% 이상의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20년 장기 통계치를 평균 냈을 때, 약 1.9%의 차이를 보였다. 


현재는 기준금리 0.5%로 동결이 유지되고 있지만, 여기서 더 낮추기는 힘들다고 판단된다. 즉, 경기가 회복되는 유의미한 통계치가 나오면 본격적인 인상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시기이다. 그런데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더 늦으면 집을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패닉 바잉을 부르고 있다. 


금리가 한번 인상되기 시작하면 한계 금리까지 가는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짧을 것이다. 또한,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계 금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주택 구입에 따른 리스크를 체크하고, 이성적으로 대출 상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신한은행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4.3억 원의 자산 중에 약 20%인, 8,700만 원의 부채를 가지고 있다. 1구간은 자산 대비 160%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데, 현재도 고금리 대출에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금리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 힘들다. 2구간 49.57%, 3구간 29.48%가 금리인상에 큰 영향을 받는 계층이라 할 수 있다. 4구간은 평균과 가장 흡사하고, 5구간은 평균 대비 약 10%가량 덜 부채를 가지고 있다. 

순자산(자산-부채) 대비 부채비율을 계산하면, 수치가 살짝 높아지긴 하나 1구간을 제외하고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 자료만 놓고 봤을 때는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건전성은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월소득 대비 부채는 17.3배 수준으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상환한다면 2년 내 갚을 수 있는 수준이다. ‘에이~ 그럼 부채가 그리 많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소득의 절반을 소비하고, 절반을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다 갚는데 약 3년이 소요된다. 그런데 맞벌이 부부가 절반을 쓰고, 남은 절반을 부채로 상환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게다가 아이가 없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연소득에 10배가 넘는 주택 가격을 감안했을 때, 부모에게 물려받지 않은 이상 제도권 외에 대출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란 환상적인 제도가 있지 않은가! 또한 금융의 진화를 표방한 제도권 밖의 다양한 금융상품까지 더해졌다면, 실질적인 대출은 이보다 많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자녀가 성인으로 자라 결혼까지 이어지는 긴 시간 동안 대출을 갚느라 청춘의 시간이 흘러가고는 한다. 자녀가 결혼을 할 때는 평생을 일군 소중한 집 한 채를 쪼개서 줘야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값비싼 주택 가격으로 인해 부채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에 노출되어 있다! 



신한은행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중에서



소득 상위 20%의 사람들은 금융자산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언제든 마음먹으면 표면적인 대출은 전부 상환할 수 있다. 즉, 저금리 상황을 이용해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것이라 봄이 타당하다. 4구간 또한 그 격차는 약 2,000만 원가량으로 월소득을 감안할 시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 보인다. 


하지만 1~3구간은 월소득을 감안할 시, 격차가 제법 된다. 약 60%의 사람들은 격차가 3,000만 원~4,000만 원가량 발생한다. 지금처럼 금리가 낮고, 주택 가격이 오를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는 시기가 도래할 때, 이로 인해 담보 가치가 하락할 때, 바로 그 순간 유동성 자산과 대출 총액 간의 격차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제 금리인상을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주택담보대출의 특성상 10~20년 장기의 대출이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의 부동산에 대한 무한 애정으로 인해 1구간을 제외하고는 비유동자산으로 심각하게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5구간의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균열이 나는 순간에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4구간 또한 일자리를 잃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 


부채 대비 자산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비유동자산은 원하는 시점에 바로 현금화가 힘들다. 주택 가격에 과도한 상승의 폐해이기도 하지만, 한쪽으로 심하게 편중된 자산의 배분이 금리 상승과 위기의 순간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소득이 높은 40~50대 계층 이상은 순자산이 축적되어 그 위험에 덜 노출이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택 가격 상승의 여파는 고스란히 2030 세대에게 전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축적된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부채는 상대적으로 많음이 확인된다. 


특히 2030 세대 중에서 기혼에 자녀가 있는 계층이 부채가 타계 층대 비 많음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책임져야 할 대상이 있는 계층이 안정적인 보금자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역시 2030 기혼 계층에서 소득 대비 10.24%~10.82%로 가장 많은 금액이 월에 상환되고 있으며, 약 59만 원~67만 원가량 지출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 2.5%로 추산을 해서 원금과 이자를 역으로 계산해 추정한 지표이다. 사람마다 금리와 대출 총액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와 다를 수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0.5% 수준임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 할 수 없다. 현재의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시, 소득의 10% 수준으로 대출 비용이 지출하게 되면 약 10년에 걸쳐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있는 와중에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쉬지 않는 미국의 화폐 발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대출금리는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 이제부터 금리인상을 가정해서 기준금리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20년 동안 약 1.9%가량 높았다는 평균을 토대로 상환액의 변화를 살펴보자. 앞서 살펴보았지만 불과 14년 전에 기준금리는 5%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와 비견될 만큼 역사상 유래를 찾기 힘든 수준에 돈을 찍어내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 한계금리는 5%를 넘을 것이라 추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기준금리가 5%가 되면 이자부담은 적게는 소득의 9.95%에서 많게는 16.31%까지 증가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한계 금리까지 상승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인가, 그리고 그 사이 소득이 얼마나 증가하는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대를 보자면, 2004년 기준금리 1%에서 2006년 5.25%까지 불과 2년의 시간 동안 4.25%를 인상했다. 그리고 2010년대 2016년 0.5%에서 인상을 시작해 2018년 2년 동안 2.25%로 올렸다. 우리의 경우를 보면 2004년 3.25%에서 2007년 5%로 약 3년의 시간 동안 급속도로 인상했다. 인상이 본격화되면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가 오른다. 분명 0.5%에서 5% 이상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 봐야 한다. 워낙 많은 돈이 풀린 현실을 감안하면 이보다 빠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3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기준금리 0.5%, 대출금리 2.5%를 가정했을 시, 10년은 월 이자 328,097원, 20년은 339,708원에 불과하다. 기준금리가 5%가 된다고 가정하면, 10년 967,812원, 20년 1,057,923원으로 이자가 대폭 증가하게 된다. 


이는 보수적으로 계산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은행이 대출을 완화하는 시기에는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평균보다 적고, 반대로 회수하는 시기에는 그 격차가 벌어진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으며, 개인별로 우대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원리금 균등상환이라 월에 납입되는 돈은 같겠지만, 그만큼 대출원금의 줄어드는 속도가 늦춰지게 되면서 예상보다 긴 시간 불입하게 될 가능성을 봐야 한다. 그렇기에 이미 대출이 상당하다면 지금은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혹은 앞으로 대출을 활용해 집을 구입할 생각이라면 금리 변화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총납입이자 이상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를 충분히 납입할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은행은 담보가치가 조금만 하락해도, 월납입이자가 조금만 연체되어도 냉정하게 담보를 회수해간다. 은행은 맑은 날에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는 말을 꼭 새기며, 금리인상을 대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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