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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유투자자문 Jan 29. 2022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좋은 소식이 있다. 비록 요동을 칠지언정 결국 시장은 회복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참사를 얼마나 잘 극복해왔는지를, 우리는 잊지만 시장은 잊지 않는다.

우리는 잔해를 헤치며 빠져나오고, 재건하며 나아간다. 이윤 동기라는 강력한 동기가 있는 한 인간의 창의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차질이 생기고 큰 시련이 닥쳐도 인간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경제와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중에서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3,000선은 깨지더라도, 2,700선만큼은 지킬 것이라 봤는데 현재 여기도 살짝 무너진 상황입니다. 주가가 이렇게 크게 하락하는 주된 이유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금리인상이 언제 시작되느냐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그래서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많이 올랐으니 좀 조정을 받더라도 괜찮지만, 우리나라는 뭐 오른 것도 없는데 미국보다 더 흔들립니다. 우리 시장에서 장기투자는 적합하지 않은 것 아닐까요?


최근 국내 증시에 관해서 아주 비관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 답변이 가장 좋을지 늘 고민을 합니다. 기업들이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거둬도 외부적 상황에 큰 영향을 받으니 이런 심정은 백번 이해합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구체적인 숫자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중에서


일간, 주간, 분기, 연간으로 봤을 때 플러스, 마이너스 횟수와 비율, 5~25년을 보유했을 때의 플러스, 마이너스 횟수와 비율입니다. 일간으로 봤을 때, 플러스 53%, 마이너스 47%로 흡사 동전 던지기 확률과 비슷합니다. 썩 높지 않은 타율이기 때문에 매일 거래하는 것은 이기는 투자를 할 승산이 낮습니다.


하지만 오래 보유할수록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짐을 통계적으로도 알 수가 있습니다. 장기투자를 할수록 승산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꼭 시장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10년을 보유했을지라도 플러스 94%,  마이너스 6%로, 생각보다 마이너스의 비율이 높습니다. 10년을 보유해서 마이너스일 확률 6%에 해당된다면, 이는 자본주의의 균열이 일어나는 시기와 보유기간이 겹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20년 이상을 보유하게 되면 100%의 승률로 이기게 됩니다. 물론 개별종목을 샀다면 그 기업이 20년 이상 망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 붙긴 하지만요. 어쨌든 아주 긴 시간을 보유하게 되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자본사회의 균열도 극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우리 시장에 적용해 보았습니다. 1980년부터 약 40년의 데이터입니다. 미국과 비교해서 보면 우리 시장이 눈에 띄는 점은 플러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마이너스의 비율이 높습니다. 특히 일간으로 봤을 때는 플러스 48.4%, 마이너스 51.6%로 마이너스로 마감한 날이 더 많았습니다. 이게 참 신기합니다. 마이너스인 날이 더 많았는데 코스피 100에서 최고점 3,300선까지 올랐다는 게 신통방통 할 정도입니다.


미국은 세계 넘버원의 자본시장이기에 오를 때는 비교적 장시간 꾸준히 상승함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급하게 올랐음을 이 통계를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시장은 10년을 보유하더라도 마이너스 비율이 16%나 됩니다. 미국보다 무려 10%나 높습니다. 종합하자면 우리 증시는 내리는 날이 더 많고, 상대적으로 변동성 또한 훨씬 큽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국내 증시는 장기보유가 힘든 것입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20년을 보유하면 제로가 됩니다. 즉, 우리 시장에서 이기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미국보다 오래 보유해야 하는 단점은 있으나, 장기투자가 부적절한 곳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재 미국 시장대비 뒤지고 있는 상황이나 다우가 1980년부터 고점까지 약 39배 오르는 동안 우리 또한 약 33배가 올랐기 때문에 굉장히 크게 뒤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개별종목에 투자했다면 배당과 주주 친화적인 정책 등의 세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우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힘든 곳은 확실하지만, 결코 매력도가 떨어지는 곳은 아닙니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중에서


다음은 10년을 보유했을 때 마이너스였다면, 이후 10년을 더 보유했을 때 수익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표입니다. 1939년 8월 31일까지 10년을 보유했는데 -40.2%로 연평균 -5%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띕니다. 10년을 보유해서 -40%면 정말 힘듭니다. 과연 본전은 될까라는 의문이 강하게 듭니다. 하지만 이후 10년 동안 138.4%, 연평균 9.1%가 오릅니다. -40%가 본전이 되려면 80%가 올라야 하는데, 내린 것 이상 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10년 동안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라 할지라도, 연으로 환산했을 시에 그리 크지 않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익률이 부진한 10년을 만났을지라도 그 후 10년 동안 내린 것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주식시장은 늘 반복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해 보았습니다. 1998년 6월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기에 10년을 보유해서 -57.6%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지수가 이런 수준이었기에 개별종목들은 거의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70~90% 수준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부도사태였기 때문에 망해서 상장폐지를 당하는 기업들도 수두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10년 동안 454.3%, 연평균 45.4%가 오르면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IMF 때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 왜 큰 부를 일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 시장은 확실히 미국보다 변동성이 훨씬 크지만, 반대로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매력은 분명 존재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위기는 증시 역사에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첨부했습니다. 2008년 9월까지 10년을 보유했다면 약 380%에 육박한 수익이었는데,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90%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9.5% 수익률로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이전까지 10년을 보유했다면 약 30~35% 수준의 수익률을 보였는데, 크게 쪼그라들면서 3.5%, 연평균 0.4% 수준으로 은행이자보다 못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20년 코로나19 확산까지 거치면서 우리나라 주식 10년 보유 수익률이 크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이는 각자의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제 개인적은 의견은 아직 대세 상승장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수년 내 과거의 수준으로 회귀하는 시점은 분명히 올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늘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지 보겠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관련 뉴스가 완전히 새롭게 느껴질 수 있으나, 우리는 이미 2010년대 이를 경험했습니다. 언제나 늘 새롭게 느껴지는 당신을 위해서 그때로 되돌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 미국이 양적 축소를 한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2013년과 현재의 기사와 비교해보면 양적 축소가 테이퍼링으로 바뀌고, 연준 의장은 버냉키에서 파월로 이름과 날짜만 바뀌었을 뿐, 사실상 그 워딩은 판박이입니다. 설마 2013년에 썼던 기사를 연준 의장 이름만 바꿔서 복사, 붙여 넣기 하는 것은 아니겠죠?




당시 코스피는 2,000선에서 1,770선으로 약 1달 만에 약 11%가량 무섭게 하락을 했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아주 흡사합니다. 여담이지만 연준은 이때 금리인상도 없었고, 2015년 12월, 약 3년 후에 처음 인상을 시작했습니다. 단지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연준 의장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은 발적적 반응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3개월 뒤에 지수는 2,053선으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2014년과 현재의 뉴스 헤드라인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FOMC에 쏠린 눈' 똑같은 기사가 나옵니다. 예나 지금이나 연준 의장 입에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 한마디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금리 인상의 금 짜만 발언해도 시장은 즉각 공포에 휩싸입니다. 인상에 관련된 스케줄이 나온 것도 아니고, 당장 실행한다는 발언도 아닌 '가능성'만으로도 당시 주가는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때도 지수가 약 10% 넘게 급락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시장은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했습니다. 당시 이제 제발 간 좀 그만보고, 하루빨리 인상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던 기억이 납니다. 코스피 1,870선을 저점으로 해서 약 4개월 뒤에  2,180선으로 상승하면서 본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2015년 12월 처음 인상이 단행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불안은 초고조에 달했습니다. 미국이 제로금리에서 0.25% 인상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마치 세상이 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제게는 아직도 너무 생생합니다. 극도의 불안에 휩싸인 사람들의 전화로 하루 종일 이를 달래는 통화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금리의 인상이 긴축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맞지만, 냉정을 되찾고 현 상황을 본다면 0에서 0.25가 되었을 뿐, 여전히 금리는 낮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이 금리 인상을 말할 때마다 시장은 발작을 했습니다. 2022년 현재와 전혀 다를 것 없는 반응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은 2015년 12월 처음 인상을 단행했지만, 이후로 약 1년을 동결을 하다가 2016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인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상황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2.5% 까지 인상하는 동안에는 되려 코스피 2,600선까지 40% 이상 상승을 했습니다. 막상 인상이 시작되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금리와 주가가 동행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과거와 동일하게 현재에서 반복된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 상황을 이해하는 지혜는 빌려올 수 있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통해서 어려운 시장을 이겨가는데 미약하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https://youtu.be/yEgCvXVyI3Q


글로 다 담지 못한 이야기는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영상을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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