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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블유투자자문 Apr 19. 2022

맑은 날에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


교수가 급작스럽게 첫 번째 학생에게 100달러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학생은 지급 준비금에서 인출을 하고 동시에 두번째 학생에게 대출해 준 돈을 회수해야 하는데, 이는 순식산에 팽창했던 M1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도미노 효과를 낳는다.

예금자가 딱 한 명인 첫 번째 은행은 준비금보다 10배 큰 액수를 지급해야 한다. 첫 번째 은행이 살아남으려면 고객에게 대출해 준 돈을 회수해야 하며, 고객 역시 두 번째 은행에서 본인의 예금을 모두 인출해야 한다. 은행은 예금 인출로 타격 입지 않을 만큼 준비금을 유지하면서, 부채 비용과 자산 수익의 격차를 최대로 키워 이윤을 얻는다.

-금융의 지배 (니얼 퍼거슨, 민음사, 2010) 중에서


금리가 낮을 때는 은행은 모든 것이 좋습니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임금이 증가하며, 이를 토대로 대출을 받습니다. 이자 비용 또한 낮기 때문에 연체하지 않죠.


그러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함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됩니다. 임금이 올랐을지라도 실제 소득은 감소하는 효과가 나옵니다.금리의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은행은 대출에 대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정부는 더 많은 안전판을 요구할 수 있고, 관련 비용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자본주의의 균열이 생기는 순간, 은행은 서둘러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합니다. 은행은 맑은 날, 비올 때를 대비해 우산을 빌려주지만, 실제로 비가 오면 우산을 빼앗아 갑니다.


대출은 저금리 시기에는 자산을 더 크게 불리는 사다리의 역할을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내 모든 것을 앗아가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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