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2024 Stage 13
오늘의 스테이지.
평지 스프린트 스테이지라고는 하지만 초중반 계속해서 낙타코스인 데다가, 후반부를 보자.
4등급 업힐이 두 개 도사리고 있는데 그 사이가 또 낙타다.
이건 웬만한 근 지구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코스. 오히려 힐리 스테이지에 가깝다.
때문에 마무리 몰라스를 지나올 때는 제대로 스프린트를 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과연 누구일까?
오늘은 에이전에서 포까지 165.3km를 달린다. 어제보다야 40km 짧지만, 어디까지나 마무리가 클라임이라 선수들에겐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나 176명의 참가자 중 열네 명이 대회를 포기하거나 타임 컷(프로선수도 제한된 시간 내에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대회에서 탈락당한다)에 걸려 제외되었고, 그 과반 이상의 어밴던 사유가 뭐냐면 누적된 피로 때문이다. 연이은 스테이지에서 계속 낙차를 했던 GC 컨텐더 중 한 명. 우리의 프리모스 로글리치도 오늘 대회를 포기했다는 소식.
그만큼 선수들에게 꽤 부담스러운 상황. 관중도 이를 일 깨워줄 정도이니.
아저씨~ 아저씨~ 21 스테이지 니스까진 천 오백 키로밖에 남지 않았답니다. 하아~
아르노 드 리. 야스퍼 필립센. 비니암 기르마이와 같은 젊은 스프린트에 우선 한 표.
렘코 에벤에폴에게 한 표.
조금 애를 써 본다면 와웃 반아트에 마지막 한 표.
내가 생각하는 오늘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할 선수 예상 표다.
저널리스트들의 예상은?
자 스테이지 경기 시작!
시작과 동시에 펠로톤으로부터 열두 명의 선수가 튀어나온다. 눈치싸움 시작. 서로 퍼포먼스를 살펴보며 눈치를 본다. 어제 스테이지 12까지 누적 무려 635km를 BA로 나섰던 조나스 에이브라함슨은 오늘도 BA그룹에 들어가려는지 앞서 튀어나온다. 이 친구 정말 물건이다. (게다가 같은 우노 X팀. 금발의 콧수염 매그너스 코트까지!!!)
어제 낙차로 쓴맛을 본 매튜 반더폴도 다행히 몸상태가 좋은 듯. BA그룹으로 나선다. 젊은 신예 스프린터 아르노 드 리도 펠로톤에서 튀어나와 BA그룹에 합류. 열아홉 명 정도의 BA그룹이 로테이션을 시작한다.
141km to go
현장 실황 중계도 다이내믹한 경기에 한몫한다.
리포터 매트 스테판이 카라반 그룹에서 앞에서 달리며 마이크를 들고 전달한다.
'왼쪽으로 돌자마자 강한 횡풍이 불어 재껴서 아주 힘듭니다!'
역시나 작은 애셜론이 형성. 선수들에겐 분명 초반 낙타구간에서 횡풍은 전진을 더 어렵게 하는 어려운 요소.
아주 단단한 BA가 형성되었다.
BA그룹은 스물두 명. 사이즈가 크다. 자칫 놔주면 통제 불가능한 후반부를 맞이할 수 있어 펠로톤도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BA그룹에 아담 예이츠, 닐슨 파울리스까지 합류. 말 그대로 BA로 성공 경험이 꽤 많은 친구들이 즐비! 더불어 로테는 또 어찌 이리 잘 돌고들 있는지~ 하아~
오늘은 어찌 될지 모르겠다. 혼돈이다. 혼돈!
반면, 펠로톤 후미보다 더 뒤쪽. UAE 팀의 포가차에게 중요한 도메스티크 선수 중 하나. 후안 아유소가 밀려드는 피로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대회를 포기한다. (알려진 바로는 어제 COVID-19에 양성 반응을 보였고, 팀원들과는 격리된 버스를 통해 별도로 경기 장소에 도착했는데 펠로톤에서 뒤로 쳐지면서 이겨내지 못했다 한다. 부디 빠른 쾌유를 빈다. 아직도 코로나가 있다니. 에휴... 빌어먹을 바이러스.)
중간에 UAE와 리스 어 바이크 팀이 뛰쳐나와 BA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어택을 감행해 보지만 바람의 영향 때문인지 다시 펠로톤으로 합류.
반면 BA는 더 단단해져서 125km를 남겨둔 상황. 펠로톤과의 갭을 45초까지 늘려버린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그 갭은 더더욱 커질 듯.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문제는 BA 그룹의 규모. 계속해서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자칫하면 후반에서도 또 다른 펠로톤과 같은 속도를 지속할 테니.
117 km to go
UAE 팀의 아담 예이츠가 포가차의 메인 리드아웃이라면, 여기 팀 DSM의 리드아웃 맨. 스테이지 1에서 로맹 바흐데를 결승선까지 끌어재낀 젊은 리드아웃맨 프랭크 반 덴 브룩도 여기 BA에 참가하고 있다. 너무 강력한 BA그룹이 초반부터 형성되어 펠로톤에겐 긴장의 연속.
90 km to go
금발의 콧수염 UNO - X 팀의 매그너스 코트를 포함한 네 명이 한 번 더 발사! BA그룹을 추적그룹으로 강등시키고 먼저 더 앞으로 뛰쳐나가 30초의 갭을 만든다. 점입가경!
반면 닐슨 파울리스는 추적그룹으로부터 뒤로 쳐진다. 펠로톤으로 돌아가 호흡을 가다듬길 결정한 듯.
76 km to go
중간 스프린트. BA로부터 추적그룹까지 15위에게 주어지는 중간 스프린트 점수 순위.
(순위. 이름. 백넘버. 팀명. 포인트 순)
이후 얼마가지 못하고 69km 남은 지점에서 추적그룹은 펠로톤으로 흡수!
63 km to go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세 대 정도의 헬리콥터가 돌아가며 중계를 하다 보니, 상공에서 잡히는 지역의 인상적 장면들이 잡힌다. 미니카 제조회사 홍보인 것 같기도 하다. 피크닉 나온 총천연색의 자동차들이 보인다. 주로 지역 특산물, 문화를 홍보하는 장면들. 꽤 인상적이고 부러운 문화다.
물론 가끔 도무지 이해 못 할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하지만.
60km가 남은 지점. 바람이 엄청나다. 깃발을 보라. 펠로톤을 찢어버리는 횡풍. 선수들이 힘들어할 수밖에 없다. 펠로톤이 찢어지면 다시 따라잡기에도 엄청난 대미지가 오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이 구간을 지나며 삽시간에 펠로톤은 네 그룹으로 찢어져 버리고. 뒤로 쳐진 그룹은 빠르게 돌아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EURO SPORT 중계 캐스터가 외친다. echelon! echelon! echelon!!!
횡풍이 불면 선수들에겐 5km 사이의 거리조차도 사투다
이럴 땐 경쟁자보다 더 무서운 게 횡풍일 수도
잠시 그 두려움에 맞서 협업할 수밖에...
echelon! echelon! echelon!!
아이러니하게도 이 횡풍의 결과로 나뉜 펠로톤은 크게 네 그룹으로 찢어지게 되는데, 옐로/그린/폴카도트 져지가 모두 모인 선두 그룹(47명), 아담 예이츠를 포함하는 추적그룹(70명. 가장 선수가 많으니 펠로톤으로 구분), 카벤디시가 포함되어 있는 후미 그룹(20명), 닐슨 파울리스를 포함하는 레어 그룹(16명). 이렇게 되면 스프린터고 / 클라이머고 / GC 컨텐더고 뭐고 더 심오한 혼돈의 격랑이다. 이제 경기가 예측이 안 되는 양상으로 흐른다.
38 km to go
자 경쟁의 후반부. 가까스로 앞쪽의 두 그룹은 펠로톤으로 재집결!
결과적으론 BA가 사라졌으니, 짧은 거리에서 강한 어택으로 클라이머도 우승할 수 있는 기회의 시작.
코트 드 블라숑. 카테고리 4. 평균 경사도는 6.9%. 길이는 1.5km로 짧은 편이다.
클라이머 중의 클라이머. 다시 그가 어택. 리차드 카라파즈!!!! 토비아스 요하네센 (팀 UNO-X)가 함께 한다.
반면, 가장 후미의 카벤디시 그룹(45명)은 회수차(BROOM WAGON) 앞에서 노심초사 달리고 있다.
29 km to go
코트 드 시마쿠릅. 평균 경사도는 6.4%. 길이는 1.8km.
소도시 마을을 지나며 클라임의 의미가 없어 보이는 펠로톤의 빠른 움직임이 계속된다. 결국 펠로톤에 재흡수되는 두 명의 선수.
8 km to go
펠로톤이 더욱 긴장하기 시작. 갑자기 속도는 빨라진다.
중간에 나섰던 두세 번의 어택은 모두 무의로 돌아가고 이제 펠로톤은 마무리 스프린트를 대비한다.
5 km to go
이제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을 잡는다. 같은 팀의 스프린터를 찾아 리드아웃 라인을 잡기 위해 애를 쓴다.
펠로톤의 속도는 53km/h. 야스퍼 필립센, 비니암 기르마이. 슬슬 앞으로 한 자리씩 나오기 시작.
2.7km to go
갑자기. 폴카도트 져지가 튀어나온다. 조나스 에이브라함슨. 조금 무리하는 듯하다. 클라임과 스프린터는 분명 다르다. 펠로톤을 한번 흔들어 팀 재정비를 돕기 위한 작전. 그리고 빠져준다.
1km to go
자 이제 다시. 스프린트를 리드아웃하는 팀별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자신들의 스프린터가 제 위치를 잡고 있는지 분위기도 살펴야 하고 끌어다 300m 앞까지 당겨줘야 한다.
그러나.... 마지막 긴장감이 강해서였을까. 왼쪽 펜스로 뛰어들던 로또 DSTNY 반 길스인가? 리드아웃 자리를 잡으려 무리하게 치고 들어오다 앞서가던 아케아 B&B의 아마우리 카피오트를 심각하게 밀쳐내면서 빅 크래쉬 유발. 네 명의 선수가 뒤엉키면서 넘어졌고 아이러니하게도 문제를 유발한 선수의 같은 팀 로또 DSTNY의 스프린터 아르노 드 리는 스프린트를 칠 기회조차 잃어버린다. 다행히 모두들 일어는 났지만 제대로 걷지 못하고 결국 스프린트 기회는 다른 선수들에게.
오늘의 위너!!!!
팀 알펜싱 드퀘닝그 야스퍼 필립센!!! (와웃반아트와 마지막 밀어 넣기. 어제의 부상 때문인가. 스프린트는 제대로 치지만 야스퍼 필립센과 격차가 크다.)
야스퍼 필립센. 더블 스테이지 위닝!
오늘의 교훈 두 가지
1. 횡풍 앞에 장사 없다.
2. 리드아웃맨의 포지션은 스프린터의 성공을 좌우한다.
이미지 & 영상 출처: 공식 사이트, 대회 공식 Youtube video, 대회 공식 SNS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