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진숙성회 (서울 강동구)
남산 업힐을 마무리하고 나니 욕심이 선다. 이왕 서울까지 상경했으면 맛집 투어의 완성을 해야겠다.
하지만 맛집 투어 완성을 하려면 당연히 그만큼의 칼로리 소비는 기본 아니겠는가. 흔한 라이더들의 서울 메이저 코스 중 하나인 남(산) 북(악)을 완성하면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칼로리 소비량이리라 생각. 해서 형님을 설득(?)이라고 쓰고 꼬드겨서 북악을 오른 후 맛집으로 가기로 결정. 원래 맛집 꼬드긴 놈이 내는 거다. 나와바리는 개뿔. 먼저 이야기 꺼내고 가자는 사람이 내는 게 나이를 떠나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하여 달린다.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682m, 거리 53.34km
월간 누적거리 154.82km
소모칼로리: 790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 30분.
주요 코스: 무교동 - 광화문 - 청와대 앞길 - 북악 - 혜화동 - 청계천 - 성수 합수부 - 한강 - 강동
기온: 최고 4도, 최저 -5도, 출발온도 0도
날씨: 맑음
바람: 북서풍 2~3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보통, 자외선: 보통
복장: 지로 헬멧, PNS 동계용 비니, 스파이더 롱슬리브 져지, 블랙약 동계용 팬츠/슈즈, 스카이시프트 고글, Rapha 라이트웨이트 재킷
광화문을 지나 청와대 앞길을 달려 북악 초입까지. 약 업힐이 계속되는 가운데 ( 경사도 5% 수준)
북악 초입에서 잠시 숨도 돌릴 겸 카페를 하나 찾았다. 함께 간 달달한 달형님은 얻어걸릴 맛집의 달인 혹은 아다리의 달인답게 또 하나의 맛집을 찾아내어주셨다. 카페 '창문의 뜰'. 북악 초입에 있는 한옥 카페다. 커피맛도, 자몽 생주스도 제대로 내는 맛집이었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북악을 올랐다. 어떻게? 습습 후 후~
북악을 오르며 형님을 꼬드겼(?)다.
- 형님 그 가게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 어디?
- 찰. 광. 어.
- 아! 거기! 먹고 싶다.
- 가시죠~
북악 반대편으로 내려가 혜화동을 거치는 시티라이딩을 조금 마무리하면 청계천과 만나고 성수를 지나 한강으로 합류 가능. 그렇다면 한강에서 20여분 거리의 강동까지 쌉 가능 아니던가! 가즈아~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이한진숙성회
활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기왕 먹는 회 조금 더 정성 들인 숙성회를 좋아하는 편이다. 찰지기도 찰지거니와 회 본연의 맛에 무언가 조금 더 인간미가 느껴지는 맛이라고나 할까? 하여 가급적 맛회 중에서도 숙성회를 찾는 편.
헌데 활어가 아닌 숙성회, 그중에서도 대광어를 숙성회로 만드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보통 알려진 방법으로는 크게 네 가지.
가장 많이 알려진 게 다시마 숙성이다. 다시마로 감싸서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서 12시간에서 24시간 정도 숙성시키는 방법. 감칠맛이 강해지고 식감이 부드러워진다. 그다음으로는 소금 숙성. 소금을 뿌린 후에 물기를 제거하고 냉장고에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숙성 시키는 방법. 식감이 쫄깃해진다. 그다음으로는 저온 숙성. 1도에서 2도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24시간 이상 숙성 시키는데 식감이 부드러워지고 풍미가 깊어진다. 마지막드로 습식 숙성. 꽤 오랜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방법인데 진공 포장하여 냉장고에서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숙성 시키는 방법으로 식감이 가장 부드러워지고 풍미가 깊어지는 방법이다. 당연히 가장 비싸다.
오늘 재방문한 이 집은 이한진숙성회. 대광어 숙성회 메뉴 하나다. 머 이거 저거 고르고 자시고도 없다. 그저 사이즈만 고를 뿐. 오후 4시 오픈이라 오픈시간을 잘 맞추어 가면 성공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 듀오는 오늘 살짝 늦었다. 오후 4시10분 도착. 그 후로 무려 1시간50분을 웨이팅. (사실 기다릴 곳이 없어 근방 카페에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나누며 기다렸다.) 1시간 만에 입성하고 주문!
그리고 드디어 우리가 그리 바라던 대광어 숙성회 대 자가 나왔다. 찰진 모습의 자태를 보라. 입에 한 조각 무는 순간부터 찰진 식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오믈 오믈. 광어 특유의 맛을 떠나 감. 칠. 맛이 제대로 달려들기 시작한다. 아 역시나다. 숙성 대광어로는 이 집이 내 인생 맛집 인정! 감칠맛과 찰진 식감 그렇다면 혹시 다시마로 숙성한 것 아닐까. 1일 미리 주문하라는 것도 그 유추의 근거.
설마 내 입맞이 맛나 싶기도. 하여 검색해서 알아봤다. 뭘 어떻게? 당연히 특허를 검색해 보면 알지. 검색 결과 이한진 숙성회의 특허 전문을 볼 수 있다. 특허 전문 중 일부 발췌한다.
이에 본 발명자들은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감칠맛을 증대시키면서,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숙성회의 제조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연구를 진행하던 중 숙성 시 건조 다시마를 이용하여 숙성시간 및 온도를 특정하게 조절함으로써 생선 비린내가 제거되고, 감칠맛이 증대되고, 부드러운 육질의 숙성회를 제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본 발명을 완성하였다.
맞췄다. 아직 내 입맛은 죽지 않았다. ㅋ.
회. 그중에서도 숙성회. 그중에서도 대광어 숙성회를 맛보고 싶다면 평일, 오후 4시 이 집을 공략해 보시기 바란다. 포장도 가능하다. (단 하루 전 주문하고 선입금 필수)
물론 소주를 한 잔 곁들이고, 이 집의 또 하나의 풍미이자 가성비 끝판왕. 매운탕을 시켜 오버 드링킹!
대광어의 간을 함께 푹 고아 끓여낸 매운탕은 이 집의 필수 코스다. 지나치지 말고 꼭 드시기 바란다.
소주를 한 잔 걸쳤으니 당연히 택시를 불러 트렁크에 브릉이를 싣고 집으로 고고씽!!! 오늘도 행복한 브라맛이었다.
자 다음 브롬톤 라이딩 맛집은 어디일까?
(참고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광고지원도 없으며, 그 어떤 지원이나 홍보비를 받지 않는 개인적 견해를 담은 내용일 뿐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