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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맛 #37 북엇국

무교동북어국집(서울 무교동)

by 스티븐

보통의 해장국이라 하면 먼가 얼큰하고, 목 넘기는 순간 가슴이 화~ 해지는 느낌을 받길 원할테다. 나 역시 그렇다. 과음한 다음날은 짬뽕국물, 뼈해장국과 같은 빨간 국물이 떠오르는 건 당연하니까.

헌데 아시지 않는가. 서양사람들은 그 흔한 커피와 치즈, 햄버거, 피자와 같은 음식으로 해장한다는 사실을. 어쩌면 그들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게 위벽을 깎아내리지 않는 강한 산성을 제외한 음식을 해장식으로 취하고 있으니. 우리네 빨간 국물에 속을 확 훑어 위를 은근하게 만들어준다는 착각(?)과는 해장의 개념이 다르다.


헌데 빨강을 핵심으로 하지 않는 해장식은 없을까? 당연히 우리나라 대표 해장 음식 중에 하나가 있다. 바로 북엇국이다. 오늘은 내 인생 북엇국집이라 해도 1도 부족하지 않을 그 집이 생각났다. 하여 그곳에 간다. 단 먼 길이니 좋아하는 형님과 함께 하는 듀오 라이딩으로. 가자! 달달달~하게~!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682m, 거리 53.34km
월간 누적거리 154.82km
소모칼로리: 790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 30분.
주요 코스: 죽전 - 신사역(점프!) - 잠수교 - 남산 - 명동 - 무교동
기온: 최고 4도, 최저 -5도, 출발온도 0도
날씨: 맑음
바람: 북서풍 2~3ms
미세먼지: 보통, 초미세먼지: 보통, 자외선: 보통
복장: 지로 헬멧, PNS 동계용 비니, 스파이더 롱슬리브 져지, 블랙약 동계용 팬츠/슈즈, 스카이시프트 고글, Rapha 라이트웨이트 재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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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하의 날씨에 서울로 간다. 장거리 라이딩. 해서 신분당선을 타고 신사역까지 점프!

(참고사항: 신분당선은 맨 앞 혹은 맨 뒷칸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단, 폴딩이 가능한 미니벨로 자전거에 한하여)

추위보다는 바람이 차다. 때마침 어제는 눈도 내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해가 뜬 거리엔 따스하기도 하다. 해를 벗 삼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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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 운동을 좀 제대로 하고 먹자는 형님과 의기투합. 하여 남산 클라임을 마무리하고 식사를 하기로.

구름 하나 없는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고 서있는 서울 N타워를 배경으로 라이딩이 가능한 길의 정상부근에서 기념촬영 하나 남기고. 헐떡이는 가슴 겨우 진정시킨다. ㅋ 자 그리고 명동으로 다운힐. 이어 무교동에 도착했다.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무교동북어국집

https://naver.me/5apDE7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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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또 방문했다. 보시라. 무려 50년이 넘은 집이다. 얼마 안 되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음식점 중 하나다. (지난해 리뷰해 드린 용산 원대구탕과 같이 노포로서 꽤나 공력이 쌓인 집이라 보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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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팅은 기본이다. 이 정도면 줄이 짧은 거다. 하나 이 집의 이런 길이에 걱정할 필욘 없다. 워낙 회전율이 좋은 집이라 이 정도 줄은 20분이면 해소된다. 오히려 힘든 건 줄이 아니라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사이 구수하게 풍겨 나오는 이 집의 북엇국 냄새다. 참기름 내와 함께 은은하게 걸어 나오는 이 냄새를 이내 안고 싶어질 정도.


드디어 우리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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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동이면 명동과 가깝다. 코로나 시기가 끝나고 이 무교동에서 가까운 명동엔 외국인이 많아졌다. 외국인 사이에서도 알려진 맛집으로 꽤나 많이들 찾아온다. 우리가 줄 선 사이 일본인들도 세 팀 정도 다녀갔다. 빈자리 앉지만 외국인이 놓은 가방을 조심해 달라며 한자리 띄어 앉혀준다.

맛집이니 당연히 포장해 가는 이들도 많다. 하여 입구엔 포장 대기 상태의 북어국도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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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왔다. 애정하는 무교동북어국. 보시라. 술술 풀어 부드럽게 앉힌 계란과 함께 부드러운 두부가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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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말아 한 숟가락 뜨면 엄청난 북어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 식감은 위를 잘 다스려 줄 만큼 아삭하니 잘 다듬어져 있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인 북엇국의 일반적 맛 말고도 이 집은 그 식감이 '부.드.럽.다'에 그만 탄복할 수준. 북어를 오랜 시간 푹 끓여내 깊고 진한 향에 살짝 넣은 참기름 냄새마저 도울뿐.

쫄깃한 식감과 함께 고소한 북엇국은 오믈 오믈 하다 보면 이것이 해장 맛음식인지, 내가 해장당하는지 생각 없이 그저 은은한 미소만 지어질 정도!!! 다시 생각만 해도 또 가고 싶은 이 집.

마지막으로, 보통 바쁜 시간대에는 주문하기가 어려운데 이 집의 유정란 반숙과 함께 하는 것은 꽤나 럭키비키!!!! 운 좋은 날 함께 해보시길 추천한다. 강력 추천한다. 서울 문화유산 무교동북어국.





자 다음 롬톤 이딩 집은 어디일까?



(참고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광고지원도 없으며, 그 어떤 지원이나 홍보비를 받지 않는 개인적 견해를 담은 내용일 뿐이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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