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남기는 기록
우리 딸…..
아빠가 몇 가지 초록한다. 여러 지혜서로부터.
친구를 사귄다면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친구로 하거라. 배움에는 끝이 없다. 바로 옆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지나는 이 모두가 너에겐 선생이다. 다만 너와 함께 걷는 선생이 있고, 그렇지 않은 선생이 있게 될 게다. 부디 함께 걸으며 지식을 토론할 수 있는 이를 친구로 삼아라.
마음을 베풀 줄 아는 이를 친구로 삼아라.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되는 친구는 너에게 마음을 베풀 것이다. 속된 말로 받는 다면 반드시 되갚는 것이 친구다. 그저 그가 아는 지식과 네가 아는 지식이 서로 도움이 될 때 가장 이상적인 친구다. 물질적인 교환만을 수단으로 여기지 말거라.
조언과 충고는 다르다. 선한 의도를 가진 이는 반드시 조언한다.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친구는 네 스스로가 느끼지 못하는 우려스러운 변화에 대해서 진심 어린 충고를 한다. 하지만 매사 충고라는 미명으로 토로를 일삼는 친구는 피하도록 해라. 어차피 함께 오래 걷지 못하는 사이다.
행동거지와 말이 같은 사람을 친구로 삼아라. 말이 앞서는 사람은 반드시 드러난다. 학문하지 않고, 정진하지 않으며, 지혜롭지 않은 이는 말만 앞서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이의 행동은 너에게 야릇한 유혹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밑천은 마음으로부터 드러난다. 말로 드러내는 이는 오래 말하지 못한다.
책과 걷기를 가까이하는 이를 벗으로 삼아라. 자신의 삶을 소중히 하고, 정진하는 이의 기본자세다. 남이 정리한 것에 의지하는 이는 계속해서 남에게 의지한다. 타인에 대한 의지는 지혜를 갉아먹는 역할만 한다. 스스로 자립하여 지혜를 갖추는 가장 기본적인 소양은 지식의 총혜인 책으로부터 발현하고,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산책로부터 찾는 것이다.
꾸준한 이를 친구로 삼아라. 생각의 깊이와, 행동거지와, 기분의 씀씀이가 매번 다른 이는 너에게 여유롭지 않을 친구다. 그들은 멀리하거라. 온화한 성품이 아닐진대 그마저도 들쭉날쭉 하다면 듣기보다 다니는 것에 의존하기 쉽고, 다니는 것에 의존하는 것은 정착하지 못한다. 친구에게 정착하지 못하는 이는 전전긍긍하는 이다.
다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친구가 되어 주고 있는지 되새김질하거라. 네가 좋아한다고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이 맞는다고 좋은 친구는 아니다. 지난한 시간과 과정을 거쳐 서로 이런 관계가 되어 줄 때 비로소 친구라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오래, 곁에서, 함께 걸을 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너 역시 함께 길게 걸어줄 요량을 갖추어 나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