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점이 좋다

언제 밥 한 번 먹자

by 스티븐


혼점하는 이들을 보면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볼 수 도 있다. 전통적 관점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리네 일상사였다. 나 역시 그럴 때도 있었다.


지금, 특히 회사에 출근하는 날은 일부러라도 혼점을 즐기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나 역시 그렇다. COVID-19 팬데믹 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난 혼점이 좋았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별 변화가 없는 생활 습관 중 하나다.


밥풀 튀어가며 이야길 즐기는 이에게 시간을 할여하는 것도 좋지만, 입으로는 말보다 음식을 즐기는데 충분해서 더 좋다. 입으로는 음식을 즐기며 눈으로는 사람보다 좋은 풍경을 구경하는 데 있어서도 좋다. 머리로는 지금 하고 있는 경제활동의 연장선에 고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혼점 시간엔 말 그대로 한 시간을 비워 활용이 용이하다. 15분 정도 점심을 즐긴 후, 서점에 들러 이런저런 신간과 스테디셀러를 구경하는 시간을 사랑한다. 그 와중에 길을 걷고, 탄천을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이 좋다. 물론 이 시간을 함께 하겠다며 나서는 이 말리지 않는다.


내가 먹고 싶은 점심은 미리 정해두는 편인데 타인으로 하여금 조정케 하거나 여지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그 자체를 당연시하는 이와는 거리를 두는 편이다. 각종 음식을 멀리하지 않되, 선택의 시간 자체를 감사히 여기는데 주저하지 않으니까.


이 시대 회사원의

가장 거대하지만 가장 가벼운 거짓말은 '언제 밥 한 번 먹자'

이니까.


당신의 점심이 중요한 것처럼, 마주 앉은 이의 점심도 중요하니까.

그렇게 모여진 짬의 시간은 오롯이 혼자 즐거이 소비하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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