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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Feb 14. 2022

버지니아 울프와의 티파티

지난 기록

지난 12.6에 시작한 버지니아 울프와의 티파티가 2.7 막을 내렸습니다.

예정대로라면 1월에 끝났을 것이지만 중간에 거리 두기 방침으로 조금 미뤄졌네요.

멀리서 SRT를 타고 오셔서 참여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오전 11시 시작이라 새벽에 길을 나서야 하셨겠죠.

그런데도 늘 가장 먼저 도착하셔서 그런지 그 먼 거리가 가늠되지 않았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글은 쉽게 다가와 편하게 읽히는 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매력에 빠지게 되면 또 한 번만 읽고는 성에 차지 않습니다.

어떤 생각과 마음이 삶을 지배하면 이런 글이 탄생하게 되는 걸까요..

이번 모임을 이끌어주신 라문숙 작가님이 아니었다면 전 아직도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잘 모르고, 

그녀의 글을 제대로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019년 늦가을, 한 출판사의 편집자로부터 DM을 받고 라 작가님의 북토크를 마음 공작소에서 진행하게 되면서 작가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으니 벌써 2년이 지났네요.

돌아보면 참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지니아 울프를 라작가님만큼 사랑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님의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사랑은 각별합니다.

작가님의 행복한 무대,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글과 주변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는 시간. 

마음의 선이 비슷한 분들이 자리를 채워주셨네요.

책과 사람, 마음, 그리고 茶를 즐기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저 또한 함께 마실 차를 블렌딩 하였는데, 대부분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 꽃은 자기가 사 오겠노라고 델러웨이 부인은 말했다."

델러웨이 부인의 첫 문장입니다. 

파티를 준비하러 길을 나서는 댈러웨이 부인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찻잎을 고릅니다. 

푸른색의 여린 수레국화와 다즐링 백차, 그리고 여린 시트러스 향을 은은하게 입혀봅니다.

이렇게 해서 Mrs. Dalloway차가 만들어졌네요.

세 번의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조합으로 몇 가지 차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예정에 있던 일은 아니었는데,  즉흥적인 생각이 열정의 시간을 잠시나마 만들어 주었네요.

제게 집중할 수 있었던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세 번의 시간을 준비하면서 그 많은 이야기를 다 할 수가 없어 걷어내느라 고민이 많았다 하셨지요.

무대에 오르지 않은 숨은 이야기들이 몹시도 궁금하여 다음을 약속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마음은 저 뿐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드는 건 모두의 표정에서 그 마음이 읽혔기 때문이지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서로가 서로를 만나는 일이 어려워졌고, 

조심해야 하는 때이기에 품은 마음 한 켠에 고이 접어둡니다.

그나저나 버지니아 울프와의 티파티가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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