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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Feb 21. 2022

마음수선

유형상담

힘든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마음 공작소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청소년이라면 아빠와 혹은 엄마와 함께 마음 공작소에 옵니다.

나란히 앉아 茶를 마시며 저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지요.

이때 아이들은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부모님의 말을 그저 묵묵히 듣고 있다 아이들은 묻는 말에 작은 소리로 한두 마디 답을 이야기할 뿐이죠.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이에겐 문제가 많을 것만 같습니다.

첫 만남 이후부터는 아이들만 몇 회 더 옵니다.

혼자 온 아이들은 봇물 터지듯 많은 이야기를 제게 쏟아냅니다.

아이들의 힘든 마음과 부모님이 원하시는 방향을 조율하는 작업은 이때부터 시작되지요.

정해진 시간을 훌쩍 넘겨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부모님과의 벌어진 간극과 그 원인이 하나 둘 드러납니다.

소통이 안되는 이유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죠.

부모들은 내 아이들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자신의 거울에 비춰 아이들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면서 맘 같지 않은 아이들을 힘겨워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더 힘들 수 있습니다.

부모의 통제 안에 따라야 하는 시간 동안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었을 테니까요.

서로가 어떤 마음의 '집착'이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나의 성격을 만들어 왔는지를 알게 될 때

비로소 '자기 객관화'가 가능해집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기 전에는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고치고 싶으면 우선 내(부모)가 어떤 집착으로 성격을 굳혀가며 살아왔는지를 정확하게 깨달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공부('나'를 알아가는 마음공부)는 평생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에니어그램'을 알기 시작한 15년 전만 해도 제가 이것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게 될 거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제가 공부하는 모든 것이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그곳을 향한 사람이라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듣고 싶고, 그 마음에 귀 기울이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그곳을 향한 저만의 '길'을 내게 됩니다.

따뜻한 茶를 우리고,

눈을 맞추고,

온전히 쉴 수 있는 마음의 온도를 맞춰봅니다.

뭔가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헤진 마음을 추스르고 일으키고 조금씩 단단해질 근육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세상이 험해질수록 마음은 '고요'를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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