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찐 당근

집밥이 좋아

by winter flush


아침을 챙겨 먹는 식구들을 위해 식단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래봐야 아침엔 주로 가볍게 먹으니 손이 그리 많이 가진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로 조금 더 식단에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사실이다.

조리 방법도 굽거나 볶는 것보다는 쪄서 먹는 횟수를 늘리고 있다.

야채도 생으로 먹는 샐러드의 양을 줄이고 쪄서 먹는 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어떻게 조리하는 것이 영양소 손실을 줄이는 것일까를 궁리하다 보니 점점 더 부엌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야채를 다듬고 씻고, 조리하고 나면 한켠에 설거지할 도구들이 한가득 쌓이는 날이 많다.

예전보다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지만 스트레스는 덜 받는다.

왜일까?

예전엔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면, 지금은 하고 싶어서 하는 날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생각의 차이가 마음의 상태를 현저하게 바꿔놓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근을 씻는 것도, 부추를 다듬는 일도 즐거워졌다.

이러다 또 어느 날 '주방 일은 너무 지겨워~~' 하고 손을 놓는 날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주방에 생기가 돌아야 집안에 온기가 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행복한 기억 중의 하나가 주방에서 들려오는 도마 소리, 보글보글 찌게 소리, 그리고 은은하게 풍기는 밥 냄새다. 휴일에 가끔은 아빠가 별미를 해 주시던 기억도 소중하다.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면 부모님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느낌이 마음에 가득하니 말이다.

내 아이도 이런 기억으로 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니 주방은 행복을 요리하는 장소임에 의심이 없다.

오늘 아침은 당근과 브로콜리, 계란을 찌고, 복숭아와 마늘빵 두 쪽, 우지 녹차를 우렸다.

찐 당근은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고 달콤하다.

이 맛을 모르고 그동안 괜히 당근을 멀리했었네 싶다.

요즘 장을 볼 때 빼놓지 않고 구입하는 이쁜 녀석이다.

생야채로 샐러드를 해서 자주 먹다 보면 배에 가스가 차 소화가 안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야채를 쪄서 먹으면 영양소 손실도 적고 소화에도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출근하는 남편이 ' 속이 편하다'라고 하니 아침부터 땀 흘린 보람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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