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을 향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이해되지 않던 삶의 어떤 부분들에 정답을 얻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숨어있었을까?
이번엔 토요북클럽 식구들과 함께 읽었다.
헤세의 사유와 성찰을 엿보기에 싯다르타만큼 좋은 책이 있을까 싶다
최고 계급인 브라만의 아들로 모든 이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자리를 뒤로하고 사문이 되어 정처 없이 떠도는 길을 택한 싯다르타와 그의 친구 고빈다. 자신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고타마(석가모니)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이미 깨달은 자를 알아보지만 그곳에 머물지 않고 또다시 길을 떠난다. 깨달음은 몸소 체험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얻어야 함을 싯다르타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남은 고빈다와 훗날 다시 만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자네 모습을 보니 자네는 이미 평화를 얻었음을 알겠어. 고백하건대 나는 아직 그것을 얻지 못했어. 존경하는 벗이여, 나에게 한 마디만 더 들려주게나, 내가 파악할 수 있는 어떤 말,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나에게 좀 해주게나! 내가 가는 길에 적선하는 말을 좀 해주게나. 내가 가는 길은 자주 힘이 들고, 자주 암담해, 싯다르타.
- 싯다르타 217p.
깨달음에 도달하기 위한 고빈다의 간절함에 싯다르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 없다고,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 없고, 배움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음을 싯다르타는 고빈다에게 수차례 전해주지만 그는 알아들을 수가 없다. 자신의 내면에서 그 보물을 건져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에게는 깨달음이 찾아올 수 없기에 친구 싯다르타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