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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Apr 08. 2019

그린북

돈 셜리와 토니 발레롱가의 만남


주위에서 영화 '그린북'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네요.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습니다.

민트색 자동차에 인상파 백인 아저씨가 운전대를 잡고 있고,

뒷 좌석에는 뭔가 편치 않은 눈초리로 자신의 좌석을 지키고 앉은 흑인 주인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군요.


당시 유명했던 피아니스트 돈 셜리 Don Shirley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60년대 초반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 지역의 순회공연을 위해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인 토니 발레롱가를 운전기사로 고용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거칠지만 순수한 토니의 인간적인 면모가 좀체 마음의 동요가 느껴지지 않는, 다소 건조해 보이는 피아니스트의 마음에 어떻게 스며들까요?

순회공연, 참 아이러니합니다.

남부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그 어느 곳보다 심해서 흑인들은 맘 놓고 돌아다니기도 힘든 지경인데 음악성만큼은 인정을 받아 흑인 연주자를 모셔다 연주를 듣는 사람들의 이중성은 대체 뭘까요? 

마치 재주 부리는 곰의  묘기를 보는 심정으로 그들은 앉아 있는 걸까요?

연주가 끝나면 한 곳에서 식사도 할 수 없고, 같은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흑인은 같은 사람이 아니니까요..

백인들 사이에서 식사를 할 수 없던 두 사람은 밖으로 나와 흑인들이 난무한 바로 들어갑니다.

세 살 때부터 클래식만을 연주했던 그가 즉흥적으로 재즈 연주를 하면서 흥이 오르네요. 

이게 가능할까요?? 

다른 음악세계를 이렇게 쉽게 넘나 든다는 것이 조금은 작위적이라 느껴진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 그가 재즈풍의 연주를 나중에 하긴 했지만서도요.

영화를 보고 그의 연주가 궁금해 찾아들어보았습니다.

예전 레코딩 음질이 좋지 않아서 듣기가 힘이 듭니다.ㅠㅠ

그래도 영화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영화 속의 연주가 아닌 실제 그의 연주는 그를 느껴보기에 꽤 좋았습니다.

당시 흑인들이 안심하고 묵을 수 있는 호텔이나 식당의 가이드북이었던 '그린북'.

참으로 슬픈 가이드북입니다.

책자에 적힌 곳들의 환경은 참으로 열악합니다.

안전을 담보로 환경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네요.

60년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시간 속의 일입니다.

연주여행을 하며 교감한 두 사람의 마음이 오랜 우정으로 지속되었다는군요.

분명 마음 따뜻하고 좋은 영화인 건 맞습니다만..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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