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by winter flush


마음이 길을 잃으면 멈춰 서서 지나온 길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어디서부터 길을 잃게 된 것인지,

왜 이 길이 낯선 것인지..

멈춰 선 자리에서 올라오는 마음을 하나하나 마주해 봅니다.

섞이지 못하고 소화되지 못한 생각들이 걸러져 머리를 복잡하게 만듭니다.

길을 잃은 마음은 몸 마저 힘들게 만들지요.


우리 곁을 떠나신 지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방향을 잃을 때마다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곤 하였는데,

마침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봄 법정 스님이 머무셨던 송광사 '불일암'을 오르던 기억과

스님이 쓰다듬던 후박나무를 저도 쓰다듬으며 그곳의 하늘과 바람과 온기를 느꼈던 그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뒤편에 소박하게 피어있던 노란 수선화가 정겨워 한참이나 눈을 맞추었었지요.

책을 마주하니 눈에 담아 온 그곳의 풍경이 모두 되살아 납니다.

산을 오르며 들었던 물소리마저 생생하게 들리는 것 같네요.

불일암에 머무시다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셨는데 그곳에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올라옵니다.

스님의 자취 따라가 볼 곳이 많다는 것과 스님이 남겨 놓은 글이 많다는 것은 제 삶의 큰 위로가 됩니다.

방향 잃은 마음이 제 길을 찾을 수 있는 제 마음의 '지도'입니다.

스스로행복하라.jpg


'스스로 행복하라' 제목이 품고 있는 의미가 한가득입니다.

내 삶의 질서를 위해서는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멀리할 수밖에 없다는 스님의 말씀이 무얼 의미하는지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비우고 떠나고 침묵하고..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침묵을 익힌다는 뜻(144p)으로 해석해야 함을 배우게 됩니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큰 그림.. 그곳을 향한 길.

스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방향을 잡게 됩니다.


온전한 '내'가 되는 길은 어떤 길일까..

生이 시작일 수도 死가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얹어 준 스님의 글과

하루하루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되새기며 물 흐르듯 마음의 길을 따라가 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용헌의 백가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