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을 살아보니

by winter flush

김형석 교수님..

우리 곁에 계셔 주시니 삶의 큰 위안이 됩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하고 뭉클하고 그랬습니다.

이 하늘 아래 함께 숨 쉴 수 있다는 사실조차 행복하네요.

평생을 '인간애'에 대한 마음을 놓지 않고 실천하는 삶을 살고 계시지요.

나서지 않으면서 그 사랑을 실천하고 계십니다.

그 울림이 강연과 글을 통해 많은 이들의 마음에 스며들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0225_090951.jpg

친하게 지내던 친구 두 분이 계셨지요.

80 중반 즈음..

조금 더 외향적이었던 안병욱 교수님이 이런 제안을 하십니다.

더 나이 들기 전에 1년에 네 번 정도 평소 지인 김태길 교수와 함께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는 게 어떨까 하는 마음이었지요.

곧 거둬들여야 할 삶인데.. 더 깊은 정을 쌓았다가는 다 보내고 혼자 남은 사람의 힘듦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김태길 교수님의 답변. 마음의 '힘든 짐'을 어찌 감당하겠냐는 그 말은 나머지 두 분의 마음에 깊은 공명을 심어 주었던가 봅니다. 정기적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세 분의 情이 글 여기저기 묻어납니다.

그런 두 분을 한 분씩 보내드리면서 남은 인생의 짐을 김 교수님 혼자 모두 지게 되셨네요.

가장 강한 분이실까요?

이겨낼 수밖에 없었던 진한 고독이 전해졌습니다.


애욕, 애정, 인간애...라는 단어를 제시한 부분이 있습니다.

문득 며칠 전 북모임에서 한 분이 '사랑'에 대해 물으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이었지요.

여러분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할 때 느껴지는 "감정"을 '사랑한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입니다.

젊을 때는 그러한 마음의 시작으로 '사랑'을 하게 되고,

또 상대의 반응에 따라 집착으로 이어지게도 되지요.

하지만 그건 '애욕'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애정'이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마음은 '인간애'입니다.

그건 '존중'의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네.. 저는 진정한 사랑은 '존중'의 마음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야 할 마음은 바로 '인간애'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존중이 없는 사랑은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 같으니까요.

'인간애'를 알게 되면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마음이 변한 것 같다.. 예전 같지 않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 '사랑'이 뭔지 모르는 것이지요.

결혼은 이제 사랑할 준비를 하게 되는 출발선이고 그때부터 어떤 마음을 키워나가느냐 하는 것이 사랑의 깊이를 만들어 갈 테니까요.

나이 들어가면서 알게 되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넓고 깊게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감정에서 일어나는 열정은 언젠가는 식게 되지요.

하지만 깊이 차곡차곡 쌓은 마음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엔 '존중'의 씨앗이 심겨져 있습니다.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인간애'가 그것이지요.

진정한 사랑..

김 교수님은 인간애가 깊은 분이고, 글에서 그 인간애가 가득가득 느껴졌습니다.

제가 살고자 하는 인생관이 글 사이 모두 실려 있네요.


운명애와 인간애.

하루하루를 한결같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고독하지만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는 노학자의 삶이 빛이 나고,

사람들에 대한 더 주지 못한 사랑에 대한 미련과 희망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100년이라는 세월..

온전한 하루하루를 감사의 시간으로 값지게 살아가시는 분.

제 욕심일까요? 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 주시면 좋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스로 행복하라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