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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Dec 26. 2020

방어기제로 돌아본..

내 마음 기록1

방어기제..


무의식에 관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은 꽤 어렵게 느껴진다.

원초아의 욕구인 성욕과 공격성의 본능, 그리고 그에 대한 억압이 신경증을 유발한다는 데 대한 그의 주된 이론은 어쩌면 그가 살아온 삶을 읽을 수 있는 단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최면과 자유연상, 꿈의 해석 등의 분석 기법으로 내 안의 무의식을 의식화하고 중재 역할로서의 자아의 기능을 건강하게 작동될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내담자가 되어 정신분석을 한번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거대한 내 안의 무의식의 세계를 뒤흔들어 놓을, 압도당할지도 모를 큰 힘의 존재에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내 안의 더 큰 세계인 무의식의 영역을 들여다보지 않고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조바심도 생긴다.

초자아 또한 무의식의 영역이 더 크게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나의 자아는 원초아의 욕구를 다스리는 것보다 초자아의 명령에 더 힘이 밀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다 그르다’의 영역에서 융통성 없었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내면에서 속삭이던 초자아의 지시에 얼마나 복종하며 살아왔는지, 또한 그렇게 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당시에는 그게 초자아의 속삭임 인지도 모르고 무조건 올바른 길이라는 생각밖에 없었고, 이런 나의 가치관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하려 했던 고집의 시간을 길게 가졌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자로 잰 듯 규율과 도덕에만 집착했던 내가 얼마나 재미없는 사람으로 느껴졌을지, 객관적인 시선 위에 ‘나’를 놓고 보니 부족했던 지난날의 모습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반복되는 사고와 행동의 패턴을 돌아보며 프로이트가 소개한 ‘방어기제’를 하나씩 곱씹어 보았다.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살면서 고루 사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중에는 어린 시절에 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있고, 예전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것도 있다.

과거에 많이 드러난 방어기제는 억제, 투사, 신체화이다. 마음속에 걱정과 불안이 많다 보니 고통이나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마주하면 그것을 밖으로 분출하기보다 내면으로 더 꼭꼭 숨기거나 감추어 내면의 감정을 억제하는 쪽의 선택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눌린 감정들은 투사가 되어, 내재되어 있던 불안이 불평과 불만으로 터져 나오기도 하고, 두통이나 위장장애처럼 신체의 변화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방어기제 들은 내면의 힘, 즉 자아가 힘 있게 중심에 서지 못한 상태에서 빈번하게 드러날 수 있는 경향임을 알게 되었다.

‘나’를 객관화하려는 노력은 이런 방어기제들의 사용을 줄어들 수 있게 하였지만 무의식중에 이런 방어기제들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음을 자각하곤 한다.

요즘은 합리화, 지성화, 승화의 방어기제 들을 주로 사용하는 것 같다. 합리화는 소비를 할 때 주로 드러나게 되는데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저건 나한테 어울리지 않을 거야’라는 식으로 소비를 억제하거나, 일을 그르쳤을 때 속상한 감정이 올라오면 ‘이 일이 분명 다음 일의 좋은 결과를 위한 발판일 거야’라고 낙천적인 감정으로 전환한다.

또한 감정을 다치게 되는 일이나 주제와 마주하면 좀 더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받아들여 감정적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지성화’의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그러나 이런 나의 모습이 때로는 사람들에게 차갑고 냉정한 인상을 남겨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문화적 가치 활동을 추구하는 삶의 지향은 ‘승화’의 방어기제를 도드라지게 하는 것 같다.

어렵게만 느껴지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지만 그의 인생에서 다져진 이론들을 통해 그의 삶과 정신, 그리고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엿볼 수 있고, 그 이론들을 배우면서 내 삶을 조율하고 타인들의 삶에 다가갈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된다.


- 정신분석 치료


지그문트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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