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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 flush Jan 04. 2021

생활양식을 통해 바라본..

내 마음 기록 2

생활양식(life style)..


프로이트 이론에 비해 아들러의 이론은 마음을 편하게 하는 면이 있다.

어려운 무의식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고도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고, 내담자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품이 느껴진다.

그의 이론에서는 ‘열등감’과 ‘생활양식’그리고 ‘공동체의 가치와 사회 기여’ 부분이 인상적이다.

내담자와 아들러 이론을 기반으로 상담을 하게 된다면 ‘생활양식’ 부분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의 생활양식을 깊게 들여다보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내담자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제시되지 않겠는가.

Walton이 제시한 다섯 가지의 물음에 맞추어 나의 생활양식을 짚어 본다.

①“나는 항상 조용한 아이였다.”

지금은 할 말은 하는 편이지만 학창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면 하고 싶은 말과 해야 될 말 대부분을 마음속에 감추고 살았던 것 같다. 궁금한 것이 있어 질문을 하고 싶어도 나만 모르는 형편없는 질문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소심해져 버리는 부끄럼이 많은 아이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마음속에 두려움이 많고 겁이 많아 매사에 ‘용기’를 내지 못한 이유가 컸던 것 같다.

② 형제자매 중에서 나와 가장 다른 사람은 네 살 위의 언니다.

언니와 가장 다른 점은 감정과 이성의 영역에서 두드러진다. 나의 경우, 아무리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상황에 치우치기보다는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이성적인 면이 발달한 반면, 언니의 경우는 평소에 이성적이고 냉철한 것 같으면서도 감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이성적으로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감정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다른 성향 탓에 이해와 공감의 코드가 조금씩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③ 어린 시절 부모님은 내게 거의 완벽하고 큰 존재로 여겨졌다.

잘못을 해서 혼이 날 때면 오히려 혼나고 난 후 마음이 더 잘 정리되고 속이 후련한 적이 많았는데, 항상 용기와 격려로 마무리해주셨기에 그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한 뼘 정도 성장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방향을 잘 제시해 주신 부분이 부모님에 대한 긍정적 기억이다.

④ 잊을 수 없는 성장과정의 중요한 결심은, ‘나 자신을 온전히 잘 지키려면 스스로 경제적 독립을 어느 정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막내다 보니 결혼할 나이가 될 쯤엔 부모님이 연로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늘 마음을 불안하게 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피아노와 음악이론을 가르치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 당시 번 돈의 대부분을 잘 쓰지 못하고 꼬박꼬박 은행에 저축했다. 그때 기억에 부모님의 건강이 염려되어 막연한 불안감을 가졌던 것 같다. 가난을 경험하거나 크게 힘들게 산 기억도 없는데 말이다.

⑤ 초기 기억,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의 기억 하나는 네 살 때의 기억인데, 어느 날인가 하루해가 질 때쯤, 거실에서 어둑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지금 나는 네 살이고, 이 순간을 기억하자.’라고 되 뇌인 기억이 있다. 이게 나의 진짜 기억인지, 혹은 살면서 무의식 중에 내재화된 왜곡된 기억인지 스스로도 무척 의문스럽다.


어린 시절 기억 속의 나는 소란스럽지 않고 늘 느긋하고 조용한 모습이다. 내 주장을 강하게 펼친 기억도 없고, 수용적이고 내향적이며 뭔가를 억제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모습. 그렇지만 때로는 확고한 신념으로 꼭 해야겠다, 혹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땐 꿈쩍도 않는 돌덩이처럼 고집스러운 면도 있었다.


- 아들러 심리치료

알프레드 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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